'배우 오달수는 미투 운동의 또 다른 피해자'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지난 2일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의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배우 오달수 씨는 '미투 운동'의 또 다른 피해자입니다'라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20대 여성이라고 소개한 글 작성자는 "오달수는 이름 없는 사람의 댓글 하나 때문에 마녀사냥으로 욕을 먹었다. 추후 댓글이 사라졌고, 이에 오달수는 자신이 아니라고 정확하게 입장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해자가 피해 사례에 대해서 인정을 한다면 사실이 되지만, 오달수의 사과문을 읽어보면 절대 자신이 N포털사이트 댓글 내용과 엄지영 씨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인정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배우 오달수가 처벌을 받는다는 것과 영화 촬영을 중단하는 일, 그리고 가해자가 되는 일은 말도 안되며 배우 오달수는 '미투 운동'의 또 다른 피해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달수의 연기를 앞으로도 계속 보고 싶다. 그것은 내 권리이기도 하다. '미투 운동'의 또 다른 피해자가 된 오달수를 가해자로 판정짓는 말도 안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오달수에 대한 국민청원은 4월 1일 마감된다.

앞서 연극 연출가 이윤택 성폭력 파문 이후 문화계에 미투 운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달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익명의 댓글이 게재돼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하지만 오달수는 반박, 인정 중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아 의혹만 확산됐다.

10일 가까이 침묵을 지켜오던 오달수는 뒤늦게 반박에 나섰다. 물론 대처가 너무 늦지 않았냐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오달수를 둘러싼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익명의 댓글을 작성한 이가 JTBC '뉴스룸'에 출연, 인터뷰를 통해 추가 폭로를 했다. 오달수의 소속사 스타빌리지 측이 다시 한 번 강경한 입장을 보이자, 연극배우 엄지영이 얼굴까지 공개하며 오달수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결국 오달수는 "최근 일어난 일련에 일들은 모두 저의 잘못입니다. 많은 분들께 심려 끼쳐드린 점 진심을 다해 사과 드립니다. 저로 인해 과거에도, 현재도 상처를 입은 분들 모두에게 고개 숙여 죄송하다고 말씀 드립니다. 전부 제 탓이고 저의 책임입니다"고 사과했다.

이어 "당시 이러한 심정을 올리지 못하고 그저 그런 적이 결코 없다고 입장을 밝힌 점 어떤 비난이라도 감수하겠습니다. 잘못했습니다"며 "지금껏 살아온 제 삶을 더 깊이 돌아보겠습니다.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한 행동과 말에 대한 어떤 책임과 처벌도 피하지 않겠습니다. 또한 제 행동으로 인해 2차 3차로 피해를 겪고, 겪게 될 모든 분들께 깊이 사죄 드립니다. 그동안 제가 받기 과분할 정도로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분들께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드렸습니다. 다시 한 번 거듭 죄송합니다"고 덧붙였다.

이후 거세지는 후폭풍 속에 오달수는 첫 방송을 앞뒀던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와 개봉 예정이던 영화 '신과함께'의 2편인 '신과함께-인과 연'에서 하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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