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환자들 女의사 선호 '女超 현상'심화…60% 육박, '남성많은' 타 의료분야와 대조

[뉴스진단]

"임신·출산은 남자 보다 여자가 더 이해 잘해"
男 의사 기피…레지던트 비율도 17% vs83%
지나친 쏠림 현상 '산부인과 발전' 저해 우려

산부인과를 방문하는 여성들이 여성 의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계속되면서 미국에서 남성 의사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여초 현상'이 두드러진 산부인과 의사의 성별 불균형은 결국 산부인과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어 여성 환자들에게 부메랑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고 최근 LA타임스(LAT)가 보도했다.

LAT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산부인과 의사 중 여성 의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59%다. 1970년 7%에 불과했던 여성 산부인과 의사 비율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인 셈이다.

이뿐만 아니다. 메디컬 스쿨에 신입생으로 입학하는 비율에서도 여성 수의 증가가 두드러진다. 1965년 9%에 불과했던 메디컬스쿨 신입 여성 비율이 2017년에는 50.7%로 성장했다.

하지만 여성 의료 인력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산부인과를 제외하고 여성 의사의 수는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42개 의료 분야에서 37개 분야는 남성 의사가 더 많은 것과 크게 비교된다.
그렇다면 유독 산부인과에서만 남성 의사가 눈에 띄게 적은 것은 무슨 이유에서 일까.

산부인과 특성상 환자들이 여성이다보니 남성 의사보다는 여성 의사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사실 미국에서 환자가 진료 의사를 결정할 때 성과 인종을 고려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법으로 보장돼 있다보니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이다.

게다가 임신이나 출산과 같은 여성 특유의 경험들은 남성 의사들로서는 이해불가 영역이다. 여성 의사가 더 섬세하게 여성 환자와 공감하면서 진료할 수 있다는 점이 남성 산부인과 의사가 배제되는 이유인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산부인과 의사를 지망하는 남성들이 줄어들고 있다.

현재 미국 내 산부인과 남성 레지던트는 약 17%에 불과하다. 이 같은 경향이 지속될 경우 남성 산부인과를 지망하는 남성 레지던트의 수는 줄어들 것이 자명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그러나 산부인과에서 남성이 배제되는 현상은 의료계뿐 아니라 여성 환자들에게도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이 같은 산부인과의 여초 현상은 의료진의 다양성을 훼손하게 돼 질 높은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일각에선 여성 의사 선호와 다른 경향들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여성 환자 중 8% 정도가 남성 산부인과 의사를 선호하는 층이다. 의사 성별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환자도 41%로 조사됐다.

여성 의사들 사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산부인과 의사의 여성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 여성 의사의 진료 수준이 저하되어 트랜스젠더와 같은 특별한 환자를 제대로 진료하기 함들다는 것이 그 요지다.

결국 여성 환자들이 여성 의사를 선호하는 현상은 좋은 의사에게 진료를 받겠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나 좋은 의사는 성별에 달린 것이 아니라고 신문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