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잭팟 당첨자 파산 확률 3분의 1…"더 행복한 사람 소수"
죽임당하고, 가정 파탄이나 마약등 불행 케이스 수두룩
4년 만에 파산한 3억불 당첨자, "차라리 찢어버릴 걸…"


"모두 내 돈을 원하고, 손을 벌렸다
무일푼이 돼서야 돈에서 해방됐다"
-두차례나 당첨됐던 에블린 베이쇼어


만약 당신이 복권을 샀는데 잭팟에 당첨된다면? 생각만 해도 가슴이 떨린다.

누구나 한번쯤 꿈꿔보는 로또 당첨. 가난하건, 부자이건 '복권 당첨=행복'이라고 확신한다. 매주 나오는 복권 당첨 소식을 들을때마다 '나도 주인공이 될 수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에 부풀곤 한다.

그렇다면 벼락에 맞을 확률(70만분의1)보다 더 어렵다는 복권 당첨 확률(814만분의1)을 뚫은 사람은 과연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까.

▶"행복감 약발은 단 9개월"

대답부터 말하자면 복권에 당첨돼서 불행해진 당첨자가 의외로 많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최근 뉴욕대 로스쿨 조사 결과 복권 1등 당첨자의 파산 확률은 3분의1에 이른다. UC버클리의 심리학자 캐머런 앤더슨 교수는 "갑자기 불어난 재산으로 인한 행복감이 고작 9개월"이라면서 "복권 1등에 당첨되면 영원히 행복을 누릴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 삶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거액 복권 당첨자들의 삶을 추적한 '공짜 돈'(Money for Nothing)의 저자인 에드워드 어겔은 "거액의 복권에 당첨된 후 이전보다 더 행복하게 산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뜻하지 않은 대박이 결국 인생 쪽박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즉석 복권 파워볼을 긁는 게 취미인 시카고의 우루즈 칸은 지난 2012년 6월 100만 달러의 복권에 당첨됐다. 하지만 칸은 당첨금을 일시금으로 찾아온 지 한 달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청산가리 중독사였다. 경찰은 끝내 범인을 잡지 못했고 그의 재산은 아내와 딸에게 돌아갔다.

▶"그래도 한번 당첨돼봤으면…"

2006년 1700만 달러짜리 파워볼에 당첨된 에이브러햄 셰익스피어는 3년 뒤 자신의 집 앞마당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셰익스피어에게 접근한 여성에게 암살당한 것이다.

2002년 3억 1500만 달러 파워볼에 당첨된 웨스트버지니아의 잭 휘태커는 4년 만에 모든 재산을 날리고 파산을 선언했다. 경제적 파산뿐 아니라 그의 가정도 산산조각 났다. 그는 이혼했고, 외손녀와 딸은 마약 남용으로 세상을 떴다.

2016년 자신의 남은 재산이었던 집 한 채마저 화재로 타버리면서 빈털터리가 됐다. 휘태커는 "전처는 '차라리 그 복권을 찢어 버렸어야 했다'고 말하곤 했다"며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파워볼 당첨 복권을 태워 버릴 것"이라고 절규했다.

1985년 390만 달러에 당첨되고서 몇 개월 뒤 다시 같은 복권 게임에서 140만 달러에 당첨되는 등 평생 한 번도 오기 어려운 행운을 두 번이나 거머쥔 에블린 베이쇼어는 도박으로 2000년 재산을 탕진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내 돈을 원했고 내게 손을 벌렸다"면서 "결국 무일푼이 되고서야 '돈'에서 해방됐다"고 고백했다.

이렇듯 복권 당첨이 무조건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직도 대부분은 "불행해지더라도 복권에 한번 당첨돼 봤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나는 돈을 잘 관리할 자신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