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서 -19로 공동 2위그룹 5타 차로 따돌려

'골프여제' 가 돌아왔다. 박인비(30)가 1년 만에 우승하며 LPGA 투어 통산 19승을 달성했다.

박인비는 18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 파이어 골프클럽(파72·6679야드)에서 열린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총상금 150만 달러) 마지막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골라내며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 아리야 주타누간(태국) 등 3명의 공동 2위 그룹을 5타 차로 확실하게 따돌리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22만5000달러.

지난해 3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LPGA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우승한지 1년 만에 다시 트로피를 들어올린 박인비는 2주 뒤 이어지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인스퍼레이션 우승 희망도 한껏 끌어올렸다.

승부처에서 날카로운 퍼트 감각을 앞세워 성공한 4홀 연속 버디는 왜 그가 '침묵의 암살자'로 통하는지를 확실히 증명했다.

3라운드에서 9언더파 63타를 치며 1타 차 단독선두에 오르며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박인비는 첫홀(파4)을 버디로 장식하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이후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전반을 돌아 후반 11번 홀까지 10개 홀에서 연속 파에 그쳤다.

그 사이 LPGA 투어 최고령 우승에 도전하는 55세 노장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가 3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14언더파로 박인비에 1타 차까지 바짝 따라붙었다.

이에 박인비는 12번 홀(파4)에서 두 번째 버디를 낚으며 돌파구를 마련했다. 그린 밖 4피트 지점에서 퍼터로 친 세 번째 샷이 20피트 가량 구른 뒤 홀로 빨려 들어갔다.

잠시 후엔 추격해오던 마리나 알렉스가 15번 홀(파5)에서 칩인 이글로 합계 15언더파를 만들며 1타 차로 접근해왔다.

하지만 발동이 걸린 박인비는 거침이 없었다. 13번 홀(파4)에서 10피트 가량 되는 버디 퍼트를 낚으며 타수를 2타 차로 벌렸고, 14번 홀(파3)에서도 안정적인 티샷으로 그린에 올린 뒤 17피트 가량 되는 버디 퍼트를 집어넣고 3타 차 선두로 질주했다. 박인비는 이어진 15번 홀(파5)에서 가볍게 버디를 추가하고 4타 차로 앞서가며 우승을 예약했다.

LPGA 투어에서 최고의 퍼트 실력을 자랑하는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 앞서 일자형 퍼터를 들고 나섰다. ANA 인스퍼레이션에 대비해 퍼터 감각을 점검해 보기 위한 변화였다.

로라 데이비스는 첫홀을 보기로 시작한 뒤 이글 1개와 버디 3개로 4타를 줄이며 박인비와 우승경쟁을 벌였다. 단독 2위로 마지막홀에 나섰으나 보기를 더하며 공동 2위를 허용했다.

전인지가 이날 6타를 줄이며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쳐 공동 5위로 마쳤고, 최운정이 12언더파 276타로 공동 8위를 차지했다. 세계 4위 박성현은 합계 4언더파 284타로 공동 49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