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판문점 실무접촉서 합의…사전점검단 22∼24일 방북
南인사 평양공연은 2005년 조용필 콘서트 이후 처음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백나리 기자 = 가수 조용필과 윤도현, 정인, 서현, 걸그룹 레드벨벳 등이 포함된 예술단이 4월 초에 평양에서 두 차례 공연한다.

남북은 20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예술단 평양공연을 위한 실무접촉'에서 이런 내용 등이 포함된 공동보도문에 합의했다.

160여 명으로 구성된 남측 예술단에는 조용필, 이선희, 최진희, 윤도현, 백지영, 정인, 서현, 알리와 걸그룹 레드벨벳 등이 포함됐다.

우리측 예술단 음악감독인 작곡가 겸 가수 윤상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북에 계신 동포 여러분들께 저희들이 한국에서 보여드리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똑같은 감동과 어색하지 않음을 전해드리는 게 첫 번째 숙제"라고 밝혔다.

보도문에 따르면, 예술단은 3월 31일부터 4월 3일까지 평양을 방문해 동평양대극장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각 1회 공연한다.

실무접촉에 참여한 박형일 통일부 국장은 공연 날짜와 관련, "4월 1일에 첫 번째 공연을 하는 것은 거의 확정적"이라며 설비 등을 옮기는 문제로 두 번째 공연은 2일이 될 수도, 3일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 국장은 공연 형식에 대해서는 "1회 공연은 우리측 공연 위주가 될 것 같고, 2회 공연은 어떤 형식으로든 합동공연을 추진하는 것으로 얘기가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방북 경로과 관련해선 "우선적으로는 서해직항로를, 그러니까 항공을 이용해 가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에 설명하고 이런 절차들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남북은 예술단 공연과 관련한 무대 조건과 필요한 설비, 기재 설치 등 실무적 문제들은 쌍방이 협의하여 원만히 해결해 나가도록 했으며, 이와 관련해 남측 사전점검단이 22∼24일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사전점검단은 베이징을 경유해 평양으로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북측에서는 예술단 숙소로 고려호텔을 제안했으며 "(이를 수용할지는) 사전점검단이 현지에서 보고 판단할 문제"라고 박형일 국장은 전했다.

북측은 남측 예술단의 안전과 편의를 보장하며, 남은 실무적 사안들은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문서 교환 방식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실무접촉에는 우리측에서 수석대표인 윤상과 박형일 국장, 박진원 청와대 통일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이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장을 대표단장으로 김순호 행정부단장과 안정호 무대감독이 나왔다.

우리 인사의 평양공연은 2005년 조용필의 단독 콘서트가 마지막이었다.

여러 예술인이 참여하는 예술단 형태로는 2002년 9월 KBS교향악단과 조선국립교향악단의 추석맞이 합동연주회와 이미자, 윤도현밴드, 최진희 등이 북측 가수들과 무대를 꾸민 'MBC 평양 특별공연'이 마지막 평양 공연이었다.

다른 지역까지 넓혀도 2007년 11월 황해도 정방산에서 진행된 전통서민연희단 안성남사당 풍물단 공연 이후 11년 만에 이뤄지는 남측 인사의 방북 공연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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