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공동운항편' 요금 폭리

[뉴스포커스]

인천-괌 노선 '아시아나 47만원 vs 에어서울 35만원'
"한국 방문후 외국 여행할때 가격차 잘 알아보고 사야"

#인천에 사는 오모씨는 여행사 홈페이지에서 인천발 사이판행 항공권을 42만원 가량에 구매했다. 대한항공으로 예약했는데 결제 후 뒤늦게 진에어 공동운항편이라는 걸 알게 됐다. 혹시나 싶어 진에어편을 알아보니 항공권 가격이 23만원대로 오씨의 구입가보다 20만원 가까이 저렴했다. 오 씨는 "가격이 이렇게 차이가 날 줄 몰랐다"면서 "항공사마다 가격 정책은 다를 수 있지만 '공동운항'이란 조건으로 이런 가격차를 그대로 소비자에게 안기는 것은 고객을 호갱으로 아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격분했다.

대항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등 국적 대형 항공사들이 공동운항편을 앞 다투어 확대하면서 항공료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가격을 꼼꼼히 비교하지 않으면 자칫 덤터기를 쓸 수 있어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공동운항(코드셰어)은 2개 이상의 항공사가 공동운항 협정을 통해 특정 노선에서 경쟁없이 운항하는 것이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에서 티켓을 사지만 실제는 중국·동남아시아 등 해외항공사나 한국의 저비용항공이 운항하는 비행기에 탑승하게 되는데 대부분 소비자들이 가격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가격 비교를 하지 않고 구매하는 경향이 크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의 공동 운항편 항공료가 자체 항공사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평균 54%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심한 경우 최고 3배의 가격차를 보이기도 했다.

한국의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의 조사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왔는데, 이번 조사는 여행가격비교사이트 스카이스캐너가 2017년 한국인이 검색한 항공권 약 6000만건을 분석한 결과 검색량이 많았던 일본 오사카, 도쿄, 후쿠오카, 오키나와, 태국 방콕, 베트남 다낭, 홍콩, 대만 타이베이, 필리핀 세부, 미국 괌, 싱가포르 등 11개 지역 노선을 대상으로 했다.

. 가격차가 가장 많이 난 노선은 아시아나항공의 인천-싱가포르 노선.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서 예약하면 142만원이지만 싱가포르항공서 직접 살 경우 51만5900원으로 3배 가까이 비쌌다.

이어 인천-타이베이 노선에서도 아시아나항공은 48만8200원, 공동운항사인 에바항공은 25만7200원으로 2배 가까운 가격차가 벌어졌다.

특히 인천-괌 노선은 운항편이 에어서울 한 편밖에 없는데 아시아나항공서 예매하면 47만4900원이지만 에어서울서 직접 살 경우 35만3900원으로 12만1000원을 아낄 수 있다.

대한항공에서는 인천-타이베이 노선에서 공동운항편인 중화항공과의 가격차가 17만9000원에 달했다. 같은 노선 공동운항편인 진에어와의 가격차는 3만9800원에 불과했다.

문제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공동운항 항공권을 운항사에서 직접 구입할 경우 저렴하다는 사실을 모른 채 비싼 값으로 대형사에서 그대로 구매하게 된다는 것이다.

컨슈머리서치 관계자는 "공동운항이더라도 항공권 판매사와 운항사가 다를 경우 가격차가 크게 발생할 수 있으므로 꼼꼼히 비교해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