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석의 동서남북

수필가, 목사

  • 고통은 '삶의 진주'

    임지석/목사·수필가  영국의 식물학자 알프레드 윌리스가 연구실에서 고치에서 나오려고 애쓰는 나방의 모습을 관찰하고 있었습니다. 나방은 바늘구멍 크기의 구멍을 뚫고 그 틈으로 나오기 위해서 꼬박 한나절동안 애를 쓰는 것이었습니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경험한 번데기는 나방이 되어 나와 공중으로 훨훨 날아갔습니다. 


  • 사명감으로 사는 삶

    임지석/목사·수필가    1987년 폴란드 한 병원의 수술실에서 찍힌 사진이 기억납니다. 그곳에서는 외과 의사 즈비그뉴 리리가 (Zbigniew Religa)가 폴란드 최초로 심장 이식 수술을 집도하고 있었는데 성공할 확률은 대단히 낮았으며 당시 기술적인 결함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23시간에 걸친 긴 수술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사진에 나타난 즈비그뉴는 안도하는 눈빛으로 모니터를 지켜보고 있었고 그를 보조한 사람은 지쳐서 한쪽 구석에서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 치매 어머니의 기억

    임지석/목사·수필가  20년 전 가족들과의 다툼으로 떨어져서 혼자 살던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 동안 가족과 전혀 연락을 하지 않았기에 그는 어머니가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가 어머니를 만났을 때 어머니는 그를 전혀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는 지난 20년간 연락 한 번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어머니의 노여움으로 생각했습니다. 


  •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다

    임지석/목사·수필가  동산 한 쪽에 두 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한 그루는 키도 크고 잎도 무성한 반면에 다른 나무는 키 작고 가지도 약했습니다.  키가 작은 나무는 틈만 있으면 불평과 원망하기를 서슴지 않았습니다. "나는 저 키가 큰 나무 때문에 햇빛을 못 받아서 자라지 못하는 거야."  "저 나무만 없었다면 잘 자랄 수 있었을 텐데." "저 나무는 키만 클 뿐이지 쓸모도 없고 피해만 주고 있단 말이야!"


  • 당나귀의 야생마 길들이기

    임지석/목사·수필가    거칠고 사나운 야생마를 길들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미국 서부의 농장주들은 말을 듣지 않는 야생마를 길들이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먼저 야생마를 초원으로 데리고 나가 그보다 작은 당나귀와 함께 묶어두고는 고삐도 없이 풀어 줍니다. 야생마는 한참 동안 이리저리 뛰어오르면서 힘없는 당나귀를 끌고 다닙니다. 게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무기력한 당나귀를 끌고 지평선 너머로 유유히 사라지기도 합니다.


  • 분노를 절제하라

    임지석/목사·수필가  분노는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감정 상태를 의미합니다. 분노는 긍정적인 특성과 부정적인 특성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분노를 가리켜 '보호와 유지를 위한 격앙되고 도덕적으로 중립된 감정 반응'이라 말하기도 합니다. 분노의 기본 목표는 자신을 보호하는 데 있으며 정서적 또는 신체적으로 위협을 느끼면 생존 본능을 자극하게 됩니다. 따라서 분노는 옳은 것을 보호하기도 하지만 삶을 건강하지 못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 깜깜한 밤 빛나는 별처럼

    임지석/목사·수필가   "에드워드는 무엇 때문이었는지 그 말을 통해서 위안을 얻었어요. 그래서 그 말을 혼자서 중얼거렸죠. '달도 없는 깜깜한 밤에 빛나는 별처럼. 달도 없는 깜깜한 밤에 빛나는 별처럼.'그 말을 계속 되풀이하다 보니 어느새 새벽이 밝았답니다." 이상은 케이트 디카밀로가 쓴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에서 나오는 한 대목입니다. 


  • 사랑의 힘

    임지석/목사·수필가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의 딸에 대한 사랑은 각별했다고 합니다. 어느 날 친구와 심하게 다툰 어린 딸이 울먹이면서 톨스토이에게 말했습니다. "아빠, 저 심술꾸러기 아이가 나를 막대기로 때렸어요. 제발 저 아이를 좀 혼내주세요.” 톨스토이는 속이 상했지만 빙그레 웃으며 딸을 꼭 껴안고 속삭였습니다. "아빠가 그 아이를 혼내주면 그 아이는 너를 더 미워할 수 있단다. 그 아이를 미워하는 것보다 사랑하는 것이 훨씬 낫지 않을까. 너의 사랑이 전해지면 다시는 너를 괴롭히지 않을 거야." 그러면서 톨스토이는 샌드위치를 만들어 주면서 딸에게 "그 아이에게 갖다 주렴"이라고 말했답니다. 그 후 딸과 그 아이는 사이좋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 양떼 지킨 목동의 소신

    임지석/목사·수필가      한 왕자가 사냥을 나갔다 길을 잃고 헤매게 되었는데 마침 한 목동을 발견하고 길 안내를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목동은 부탁을 거절하면서 자신은 남의 집 양을 치는 목동이기에 양 떼를 놔두고 길을 안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왕자는 일당의 수십 배를 줄 테니 안내해달라고 다시 부탁했지만 목동은 계속 거절했습니다. 목동에게 칼을 겨누며 죽이겠다고 위협도 해보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양들을 버릴 수는 없다"며 목동은 단호히 거절을 했습니다.


  • 남김의 미학

    임지석/목사·수필가  가진 것을 모두 쓰지 않고 여분의 것을 끝까지 남겨둘 줄 아는 사람이 아름답습니다. 할말을 남겨두고 그리움을 남겨두며 사랑이나 정이나 물질이나 건강도 남겨둘 수 있어야 합니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해버리면 공허가 찾아올 뿐이고 마음을 모두 주면 허탈감이 밀려올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랑을 다해버리고 나면 찾아오는 아픔이 많아 울게 되고 가진 것을 다 써버리면 두려움이 밀려옵니다. 기쁨이나 슬픔도 마음에 간직할 정도로 조금 남겨두고 감추어 두면 더 아름다워지는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