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석의 동서남북

수필가, 목사

  • 불평하기 전에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에 얽힌 일화입니다. 언젠가 선생은 청년들에게 강의를 한 후 함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청년 한 사람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에 시대를 이끌만한 지도자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루 빨리 계몽이 되어서 민족을 이끌고 일깨울만한 지도자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삶의 가장 소중한 보물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계속되는 전쟁으로 인해 한 마을이 적군에 완전히 포위당하자 적군의 장수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성인 남자들은 모조리 우리의 노예로 삼을 것이다. 그러나 여자들은 특별히 생각해서 풀어줄 것이니 속히 마을을 떠나기 바란다. 여자들에게 인정을 베풀겠으니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보물을 한 개씩만 지참하고 이곳을 떠나라."


  • 권리와 의무

     워싱턴 주의 클라이드 힐이라는 마을에서 동전 던지기를 통해서 시장을 선출한 일이 있습니다. 선거 결과 두 후보의 득표 수가 같아 선관위는 동전을 던져서 결정하기로 했던 것입니다. 이 소식을 들은 마을 사람들이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하면서 항의를 하자 선거관리 위원장이 말했습니다. "이것이 어리석은 방법이라고 하지 마십시오. 한 사람만 더 투표에 참여했더라도 이런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 말에 입을 다물고 말았는데 사실 그것은 모두의 책임이었기 때문입니다.사람은 사회적 동물로서 본질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 각 사람은 가정에 들어가면 누군가의 자녀요 부모요 형제가 되고 가정을 벗어나면 직장, 마을, 지역, 나라에 속해 있는 구성원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떤 개인도 '우리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문제들에 대해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내 자신이 배제된 가정이나 이웃이나 나라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각자가 누릴 자유 못지 않게 책임을 직시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시대적인 사명을 깨달아야 하는데,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주인의식을 가지되 깨어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마하트마 간디는 "권리의 진정한 근원은 의무이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투표나 공청회에 참여하는 것 또한 마땅히 감당할 의무요 책임입니다. 모든 사람이 처해진 환경에서 책임을 다할 때 우리 사회가 그만큼 윤택해질 수 있음은 물론입니다.


  • 목계(木鷄)의 평정심

     주나라 선왕은 닭싸움을 매우 좋아했다고 합니다. 선왕은 당대 최고 투계 조련사인 기성자를 불러 자신의 싸움닭을 최고의 싸움닭으로 훈련시켜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열흘이 지나 닭싸움을 할 수 있는지 묻자 한창 사납고 제 기운만 믿고 있으니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열흘이 지나고 묻자 "다른 닭의 소리를 듣거나 그림자만 보아도 바로 달려드니 더 기다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다시 열흘이 지났음에도 다른 닭을 보면 곧 눈을 흘기고 기운을 뽐내고 있으니 더 기다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하여 40일이 지난 어느 날 왕이 기성자를 불러 다시 물었을 때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이제는 다른 닭이 소리를 지르고 위협해도 쉽게 동요하지 않아 마치 목계(木鷄)와 같습니다. 닭에게 있는 덕이 온전하여 다른 닭이 가까이 오지 못하고 보기만 해도 달아나 버립니다." 선왕은 비로소 싸움닭이 완성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목계란 나무로 만들어진 닭이라는 말로, 상대의 도발에도 동요하지 않고 평정을 유지하는 것을 뜻합니다. 진정한 싸움닭의 조건은 싸움을 하지 않고도 목계의 평정심만으로도 상대방을 압도하는 데 있습니다. 평소에는 별 탈 없이 지내다가도 지도자의 위치에 서면 안정을 찾지 못한 채 조급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혹시라도 부하 직원들이 자신을 욕하는 것은 아닌지, 동료 중에 자신을 제치고 올라오는 사람은 없는지 끊임없이 의심하고 염려하며 불안해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리더는 목계와 같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의연해져야 합니다. 빨리 뛰면 쉽게 넘어지기도 합니다. 결국 삶의 현장에서 목계의 평정심은 우리의 능력이자 무기인 셈입니다.


  • 섬김의 지도자, 루스벨트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미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전쟁에 참전하여 목숨을 잃었습니다. 각 지역 젊은이들이 징집영장을 받으면 큰 도시로 집결해서 밤늦게 야간열차를 타고 전쟁터로 떠났습니다. 그런 이유로 워싱턴의 기차역에 젊은이들이 몰려들 때면 시민들이 나와서 차를 대접하며 응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들 중에 밤늦게까지 봉사하는 노인이 있었습니다. 그는 절뚝거리는 다리로 차를 들고 다니며 섬기고 있었습니다. 


  • 변화가 곧 기회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을 받았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뛰어난 두뇌로 세계적인 부자가 될 수 있었습니까?" 빌 게이츠의 대답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저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똑똑하지도 않고 특별한 재능을 가진 것도 아닙니다. 다만 내 안에 있는 변화하려는 마음을 생각으로 옮기고,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서 노력했을 뿐입니다."


  • 성실한 삶, 아름다운 삶

     한 부자가 하인과 함께 여행을 하면서 흙이 묻어 더러워진 신발을 닦아 놓으라고 하인에게 말했습니다. 하인은 "어차피 닦아 봤자 주인님이 나들이를 하시면 다시 더러워질 게 아니냐"며 항변했습니다. 그 날 저녁식사를 위해 부자는 하인과 함께 식당을 찾았습니다. 부자는 하인에게 관심도 두지 않고 자기 음식만 주문하면서 말했습니다.  "자네 저녁은 먹어서 뭣하나? 내일이면 다시 배가 고파질 텐데…" 따지고 보면 우리 인생살이도 이와 같습니다. 어차피 배고플 것이지만 매끼를 먹어야 하고, 어차피 더러워질 옷이지만 깨끗하게 세탁을 하며, 어차피 죽을 몸이지만 죽지 않을 것처럼 살아갑니다. 등산을 다니는 사람에게 "어차피 내려올 것 무엇 하러 올라가느냐"고 묻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우리의 삶에는 때때로 당장 필요로 하지 않을 것 같은 과정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런 과정을 무시한 채 결과에만 집착하는 자세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필요 이상으로 땀도 흘리고 힘에 지치도록 수고도 하면서 이 땅을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인생의 결말은 반드시 찾아오기 마련이며 이를 만들어가는 과정과 모양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삶에서 무엇을 누리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과정으로 살아가느냐는 것은 더욱 중요한 일입니다. 성실과 인내로 탑을 쌓아가는 과정이 있었다면 그 결과를 떠나서 인생에 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는 인생이 그래서 아름답습니다.


  • 인디언 노인의 지혜

     옛 인디언들은 넓은 평원 한복판에 장막을 치고 살았습니다. 어느 날 평원에서 불이 났는데 마을 사람들은 사방에서 덮쳐오는 거센 불길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이때 한 노인이 "큰 원을 그려 그 안에 불을 지르자!"라고 외쳤습니다. 선뜻 이해되지 않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노인의 말을 따랐습니다. 그리고 불에 타버린 공간이 나타나자 노인이 다시 외쳤습니다. "모두 그 불탄 자리 위에 올라서시오!" 노인은 한 번 불에 탄 자리는 다시 탈 수 없다는 경험을 통한 지혜로 사람들을 구해낼 수 있었습니다.


  • 행복 총량의 법칙

     독일의 작곡가 베토벤은 사랑했던 여인이 떠나고  난청까지 찾아오면서 한때 절망에 빠졌습니다. 현실의 무게를 견딜 수 없었던 그는 수도원을 찾아가 수사에게 인생에 대한 조언을 구했습니다. 수사는 나무 상자를 들고 나오더니 그 안에 있는 구슬 하나를 꺼내도록 했습니다. 베토벤은 검은색 구슬을 꺼냈고, 하나를 더 꺼내도록 하자 또 다시 검은 색 구슬을 꺼내들었습니다.


  • 선인장 가시와 '코이의 법칙'

     사막 식물 중 선인장처럼 주어진 환경에 완벽하게 적응하는 것도 없다고 합니다. 선인장의 가시는 본래 잎이었지만 뜨거운 햇볕에 살아남기 위해 잎을 작고 좁게 만들면서 차츰 가시로 변하게 되었다 합니다. 딱딱하고 가느다란 가시는 수분을 빼앗기지 않고 사막기후를 견뎌내는 데 안성맞춤 이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