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건너 LA에서 즐기는 한식. '식도락 천국'이라 불리는 LA 한인타운에는 한국 맛집에서 먹던 바로 그 맛을 선사해 결코 돈이 아깝지 않은 식당들이 더러 눈에 띈다.

 그중에서도 한인타운 올림픽과 카타리나 코너에 위치한 '수라원'을 빼놓을 수 없다.

 설렁탕·냉면 전문점인 이곳은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쌀쌀한 날에도, 시원한 냉면 한 그릇이 그리워지는 더운 날에도 제일 먼저 떠오르는 맛집 중의 맛집이다.

 수육 고기가 푸짐하게 든 설렁탕이 이집에서 최고로 유명하지만, 설렁탕 못지않게 냉면 맛도 근사해서 하루에도 300여 그릇씩 날개돋힌 듯 팔려나간다. 무더운 여름은 말할것도 없거니와 그렇지 않은 날에도 이곳 마니아들은 수라원에서 냉면을 찾는다.

 '냉면'하면 '수라원'이란 찬사를 받게 된 비결은 단연 육수 맛에 있다.

 커다란 가마솥 가득히 고기를 넣고 장시간 육수를 고와내기 때문에 조미료가 따로 필요없다. 육수를 낼 때 이것저것 뭘 넣지 않고 딱 고기, 그게 전부다. 대대로 전해 내려온 레시피를 따라 순수한 고기국물에 깔끔한 뒷맛을 더해줄 동치미를 배합하는 것이 노하우라면 노하우. 수십년간 냉면 맛집으로 이름을 떨쳤던 원산면옥과 이곳의 주인장이 형제 지간이다. 냉면 장인인 부모님에게 전수받은 맛이 현재까지도 수라원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

 '물냉면'이냐, '비빔냉면'이냐는 '짜장'이냐, '짬뽕'이냐에 버금가는 난제.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모두 주문한다.

 먼저 물냉면을 맛볼 차례. 동동 뜬 얼음을 살살 피해 맑은 육수를 들이킨다. 여름철 집나간 입맛이 절로 돌아올 정도로 그 맛이 시원하고, 담백하고, 깔끔하다. 설렁탕 만큼 진하고 깊은 육수 맛이 일품! 면발은 직접 뽑아서 차지고 고명으로 올라가는 오이, 계란, 그리고 수육 고기는 부드럽고 맛이 깔끔하다. 반면 비빔냉면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새콤달콤한 양념이 잘 어우러져 간이 삼삼하고 뒷맛이 깔끔하다.

 "냉면이 왜이렇게 맛있냐고들 물으세요. 별 거 있나요. 좋은 재료 아끼지 않고 넣어서 정성껏 만들 뿐이에요. 수라원 냉면 맛, 아직 못보셨으면 더운 여름 시원하게 한 그릇 드셔보세요."

 한국 유명 냉면 전문점에서 줄 서서 먹던 그 맛. 다른 집에서는 대체할 수 없는 냉면 맛을 선보이기에 오늘도 수라원에서만큼은 기쁜 마음으로 지갑을 연다.  

▶문의: (213)383-7317

▶주소: 2833 W. Olympic Blvd., LA CA 90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