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미국에서 한 남성이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사는 트럼프타워 외벽을 고무 흡착기를 이용해 오르다 경찰에 붙잡혔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과 ABC뉴스 등에 따르면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이 남성은 배낭을 멘 채 고무 흡착기와 로프 발걸이 등을 이용해 뉴욕 맨해튼에 있는 58층 트럼프타워 외벽을 오르다 등반 2시간여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이날 오후 4시 30분께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 5층 아트리움에서 등반을 시작한 이 남성은 1시간여 만에 16층까지 올랐다. 하지만 경찰관 2명이 유리가 치워진 21층 창틀 사이로 남성의 팔과 배낭을 낚아채 안으로 잡아당기면서 그의 등반은 실패로 돌아갔다.

AP통신은 이 남성은 건물을 오르는 동안 그를 저지하려는 뉴욕 경찰(NYPD)과 '고양이와 쥐' 게임(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지 않는 추격게임)을 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남성의 등반을 저지하기 위해 유리창을 깨고, 환기구까지 부쉈지만 그를 잡는 데 번번이 실패했다. 몇몇 경찰관은 고층건물 유리 닦기가 사용하는 도구를 사용해 건물 외벽을 타고 내려가기까지 했다.

이 남성은 유리창 깨진 틈을 통해 경찰관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 구조대원들이 유리창을 깨자 유리창 파편을 피하는 용의주도함까지 보였다.

경찰관들은 남성의 안전을 위해 건물 밑에 완충장치로 커다란 공기 매트를 설치하기도 했다.

트럼프타워를 찾은 많은 뉴욕시 시민들이 그의 등반을 지켜보며 환호를 보냈다. 그가 이러한 '위험한' 등반을 시도한 이유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타워에는 트럼프선거본부가 차려져 있을 뿐더러 가장 꼭대기에 있는 펜트하우스에는 트럼프가 가족들과 거주하고 있다.

남성의 등반 당시 트럼프는 버지니아주 애빙던 유세 현장에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그룹의 마이클 코헨 사장은 이메일 성명에서 "아주 웃기고, 위험한 스턴트를 벌였다. 뉴욕 경찰이 이보단 더 잘할 수 있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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