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코앞인데…중국 심의는요?’ 
한류흥행작 KBS2 ‘태양의 후예’로 촉발된 한중 동시방송 드라마의 순항은 계속될 수 있을까. 한반도 사드(THAAD)배치 결정 이후 첫 사전제작 드라마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려’가 29일 첫방송을 내보낸 가운데, 또다른 사전제작 드라마 두 편의 운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올 하반기 사전제작 작품은 10월 방송예정인 SBS ‘사임당-빛의 일기’(이하 사임당), 12월 방송예정인 KBS2 ‘화랑:더 비기닝’(이하 화랑) 두 편이다. 한류대작 MBC ‘대장금(2004)’ 이영애의 드라마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사임당’은 촬영 11개월만인 지난 6월초 촬영을 종료하고 7월 완성편집본을 중국에 넘긴 상태다. 중국의 사전심의를 무사히 통과하면 10월 한중 동시방송이 시작된다. 이미 ‘사임당’은 회당 26만7000달러(약 3억1000만원)에 판권판매계약을 체결했다. 30부작 기준 약 100억원의 제작비가 중국에서 충당되는 셈이다. 

이때문에 ‘사임당’ 방송에서 가장 중요한 허들이 중국사전심의로 꼽힌다. ‘달의 연인’의 경우 중국소설이 원작인 드라마라 비교적 쉽게 심의를 통과했지만, 후속작인 ‘사임당’과 ‘화랑’을 놓고는 소문이 무성한 상황이다. 사드 이후 본보기로 심의에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 중국 광전총국의 드라마심의는 정치적인 부분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태양의 후예’의 경우도 극중 북한군 묘사가 문제가 돼 1회의 판문점 남북 교전장면 전체가 편집됐고, 극중 북한도 제3의 국가로 변경돼 추가 촬영이 진행된 전력이 있다. 현재 ‘사임당’은 한달 이상 심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7월말 촬영종료를 목표로 했던 ‘화랑’은 9월초로 제작기간을 늘려잡은 상황이다. 12월 방송예정이라 늦어도 9월말에는 편집본을 중국에 넘길 예정이다. 일정에 변화가 있지만, 예정대로 국내방송은 간다는 입장이다. ‘화랑’ 관계자는 “‘사임당’ 쪽 소문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화랑’의 작품 퀄리티가 중요하기 때문에 거기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럴리가 없으리라 보지만 만약 중국 측 심의가 늦어진다 해도 국내 방송 편성은 예정대로 12월에 간다”고 전했다. 

만에 하나 중국 동시방송이 힘들어질 경우에 대한 대비도 해놓은 상태다. 이 관계자는 “일어나지 않을 일을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만, 만약 심의가 늦어진다고 해도 리스크를 줄일 수 있도록 해놨다. 자금을 일괄지급 받는게 아니고 나눠서 받게 되어있고, 잔금을 못 받는다고 가정해도 방송을 못 트는 상황은 없다. 경쟁사와 작품에 따라 편성이 전략적으로 바뀌는 것 외에는 편성도 확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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