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목적 대학생 미주 지역 어학연수생 해마다 감소

동남아, 미국 제치고 연수 선호국 1위 부상

"개인 역량 평가서 어학 점수·해외연수 경험 등 비중 감소"

 
 한국 대학생들에게 해외 어학연수 지역으로 각광받던 LA를 비롯한 미주 지역이 점차 그 명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 어학연수생의 급감과 비용 문제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기업이 신규 인력 채용시 어학 능력 대신 직무 경험이나 관련 경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해외 어학연수생이 급감하고 있다. 단기 연수와 비용이 저렴한 국가를 선호하는 연수생이 늘면서 2013년 처음으로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지역이 미국을 제치고 체류 연수생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떠올랐다.

 서울신문은 13일 한국고용정보원의 최근 어학연수의 특성과 노동시장 성과' 보고서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7만8194명이었던 해외 어학연수생은 2011년 7만8037명, 2012년 6만8845명, 2013년 5만4796명으로 해마다 감소했다. 어학연수 비용도 역시 2011년 연간 1372만원에서 2013년 1057만원으로 300만원 넘게 줄었다. 

 이에 따라 비용이 저렴하고 단기 연수가 중심인 동남아 지역에 대한 선호도는 크게 높아졌다. 2009~2012년 어학연수생이 가장 많이 체류하는 국가는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전통적인 영어권 국가였지만 2013년에는 동남아 지역이 이들 국가를 모두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여기에는 경기 불황의 여파와 직무 중심으로 변화된 채용시장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안준기 고용정보원 고용패널조사팀 부연구위원은 "최근 취업시장에서 개인의 역량을 평가할 때 어학 점수나 해외 연수 경험이 그다지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거나 비중이 감소한 점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며 "어학연수를 더이상 중요한 스펙이 아니라고 생각한 청년들이 단순히 경험적 측면으로 접근해 장기보다는 단기, 총비용이 더 낮은 국가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어학연수 경험이 첫 직장 임금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요인을 통제한 결과 어학연수 경험자는 미경험자에 비해 첫 직장 임금이 3%가량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수 기간과 비용의 영향은 거의 없었다. 다만 어학연수 경험자 75%가 취업하는 기간은 15개월로, 미경험자(20개월)에 비해 5개월가량 짧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