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이 활발해지면서 일반인도 연예인만큼 유명해질 수 있게 됐습니다. 이로 인해 누군가는 장밋빛 인생으로 바뀌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기도 합니다.  

피지크 선수 지연우가 주위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 나가고 있어 화제입니다. 그에게는 가까운 미래에 세계적인 피지크 선수가, 먼 미래에는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목표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한창 꿈을 향해 정주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7일 서울 성북구 한 카페에서 지연우와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IFBB(국제보디빌딩연맹) 프로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지연우라고 합니다. 이 외에도 중국 회사에도 속해 있어 중국 인터넷 방송국에서 개인 방송을 하고 있고, 스포츠 모델도 하고 있습니다. 중국 개인 방송에서 운동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데, 평균 12만 명의 시청자가 방송을 보고 있습니다. 

- 대단합니다. 몸을 가꾸는 분야인데도 다양하게 일하고 계시네요. 입상 경력도 남부럽지 않던데 대회는 보통 얼마 주기로 출전하나요? 

한국에서는 여자 프로 대회가 없어요. 그래서 미국에 있는 대회에 출전하고 있어요. 지역마다 대회가 다르긴 한데, 프로 스포츠를 예를 들자면 우리나라 야구선수가 대회가 없어서 미국 MLB(메이저리그)에 출전하는 것과 같아요. 그래서 1년에 2~3번 정도 출전하고 있어요. 출전 준비가 힘들고 건강에도 무리가 있어서 연 2회 정도만 나가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 대회 준비는 어떻게 하세요? 

10주 동안 준비해요. 전체적인 근육 밸런스를 맞춰서 나가는 거예요. 부족한 근육 부위는 키워서 채우고 조각하면서 운동해요. 제 몸을 보면서 조각을 만든다 생각하면 돼요. 일종의 예술과도 같죠. 운동이지만 예술가같은 감각이 없으면 황금 비율을 못 맞춰요. 

- 신기하네요. 근육도 예술가처럼 조각을 한다니. 

어떤 때는 어깨 근육이 없어졌다고 생각될 때도 있고, 하체가 부족하다 싶을 때도 있어요. 그런데 정확한 거는 운동을 하고 지방을 없애다보면 드러나요. 지방을 걷어내고 봐야 제게 어느 부분이 부족하고 넘치는지 알 수 있어요.

- 아시아 최초 IFBB 프로 자격을 획득한 피지크 선수로 알고 있어요. IFBB 프로 자격이 뭔가요? 어떻게 해야 받을 수 있는 건가요? 

보통 아마추어 분들은 협회를 통해서만 출전하고 있어요. 아마추어는 국내 대회부터 과정을 밟아 올라가고 협회를 통해서만 나갈 수 있는데, 프로가 되면 자기 스스로 개별적으로 활동할 수 있어요. 조금 더 쉽게 설명하자면, 프로야구에서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추신수 선수와 같다고 보시면 돼요.

(옆에 있던 매니저가 설명을 덧붙였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프로의 길을 뚫었어요. 원래는 프로로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어려웠어요. 그런데 지연우 씨가 프로의 문을 여는 계기를 만든 거죠. 이 점이 중요한 건요. 전 세계에서 프로자격을 주는 대회가 3개로, 매년 각 대회의 우승자만 프로 자격을 얻을 수 있어요.

-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건데, 지연우 씨의 체지방은 어떻게 되나요? 

평소에는 12% 정도를 유지하고 있어요. 대회 때는 여자 선수가 최대 만들 수 있는 수치가 5%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5%까지 해봤어요. 미국 큰 대회에서 이 사람 정말 죽기 직전인 것 같다고 보이는 선수가 3% 정도예요.

- 대회를 준비하면 체지방을 빼느라고 죽음의 연속이겠어요. 혹시 실례되는 질문이겠지만 몸무게를 알려 줄 수 있을까요? 

저는 69kg이 최적인 것 같아요. 예전에는 73kg까지 나가기도 했는데 그 때는 지방이 많았고, 지금이 보기 괜찮은 정도인 것 같아요. 

- 근육량 때문에 몸무게도 일반 남성 못지않습니다. 근육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가 많을 것 같은데.

겨울에는 두꺼운 옷을 입으니까 몸이 잘 드러나지 않아요. 그런데 외투를 벗게 되면 덩치가 보이기 때문에 남자들이 겸손해지더라고요. 또 말랐을 때는 남자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헬스장에서 의자를 옮기거나 하면 다 도와줬는데 지금은 안 그러네요(웃음) 

- 근육 덕분에 삶이 바뀐 거군요. 근육이 지금처럼 붙고 나서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지.

운동하는 남자들, 특히 젊은 친구들은 거리낌 없이 좋아해주세요. 30대 분들은 놀라기도 하는데, 20대는 '아 저런 사람도 있구나' 라며 크게 반응하지 않고 좋아하는 것 같아요. 

- 어르신들의 경우는요?  

아무래도 좋지는 않죠. 마트에 갔는데 '여자는 여자다워야지 여자가 저렇게 근육을 키워서 뭐해' 라고 말씀하시는 아주머니들도 있고요, 다 들리게 '여잔지 남잔지 구분이 안 가네' 라며 기분 나쁘게 얘기하는 분들도 있어요. 그래도 제가 실수를 해도 후회 없이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들이 원해서 하는 거는 본인들이 해야되는 거라고 생각하고, 자기 인생은 자기가 사는 거니까제가 그 사람들 기준에 굳이 맞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좋은 관심이든 나쁜 관심이든 상관하지 않아요. 

- 역시 멋진 근육만큼이나 강한 정신력을 지니셨네요. 운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예전에 1년 정도 공황장애로 아팠을 때 운동을 시작했고, 운동하고 2년 정도 지나니까 목표가 생겼어요. 어릴 때부터 하고자 했던 건 꼭 해내는 성격입니다. 그래서 대회에 나갈 때도 출전에 의의를 뒀는데 마음속에 꼭 1등 할 거라는 생각을 가지니 우연찮게 성적도 좋게 나오더라고요. 

- 마음먹은 대로 이뤄내는 의지가 강한 것 같아요. 

제가 하려면 하고 말라면 마는 성격이에요. 시작하기까지는 신중하지만 일단 결심을 하고 나면 목표를 이뤄낼 때까지 열심히 해요. 현재 살고 있는 삶이 제가 꿈꿔왔던 삶이고, 꿈을 위해 하나, 하나 밟아가고 있어요. 지금은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살고 있어요. 

-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지금 이렇게 탄탄대로를 걷고 있으니 성공한 인생으로 보이네요.

거창하게 '목표를 이뤘다'라고 말하기에는 아직 나이가 어리고, 나중에 활동이 없어졌을 때 돌아봐야 할 거라 생각해요. 아직은 진행 중이죠. 하지만 현재 만족하면서 제가 원하는 대로 살고 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 원하는 삶에 방송도 있나요? 

일단 11월 초 대회가 먼저 잡혀있기 때문에 그 뒤에 결정해야 될 것 같아요. 지금 모든 포커스가 대회에 맞춰져 있어요. 선수 생활도 할 수 있는 나이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지금 탄력 받았을 때 이루고 싶은 것을 이루고 싶어요.

어떤 것을 이루고 싶나요? 

프로 대회 중 '올림피아'라는 대회가 있거든요. 왕중왕전이라고 보면 돼요. 그 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올리고 싶어요. 차근차근, 또 힘들게 준비해야겠지만 성적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출전해보고 싶어요. 제가 굉장히 긍정적이거든요. 긍정의 힘으로 다 넘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 그러면 지금은 대회 준비를 위해 운동에만 전념하고 있는건가요? 

아뇨. 운동을 가르치기도 해요. 단, 기존에 하던 분들만. 저한테 연락해서 운동 레슨 받고 싶다는 분들도 있는데, 몸이 하나다 보니깐 못해드리고 있어요. 그래도 주위 분들에게 소개시켜줄 수 있으니까 연락 주시면 다 환영해요. 누군가를 가르치면 한 명을 책임져야 된다고 생각해서 시간에 쫓겨 대충하고 싶지 않아요. 한 명을 가르쳐도 신중하게 하는 편이라서 사람을 안 바꾸고 있죠. 한 가지 더, 제게 운동 배우고 싶은 분들은 이를 악물고 오셔야 됩니다. 제가 완벽주의라 스트레스 많이 받을 겁니다. 지금 남아있는 사람들도 '목숨 걸고' 운동하고 있어요.

- 어떻게 지금같은 성공을 거두게 됐는지 알 수 있는 답변이었네요.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게 마련입니다. 연관 검색어에 '이혼', '트랜스젠더'라는 키워드가 있는데 속 시원히 해명해주시겠어요?

'이혼'은 틀린 게 아니니까 굳이 신경 쓰지 않아요. 그런데 '트렌스젠더'는 당연히 아니죠(웃음) 보신 그대로 근육 때문에 여자일수도 없고 남자일수도 없는데 별로 신경 쓰지 않아요. 오히려 '아, 사람들이 나를 그렇게 보는 구나'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냉정한 시각이기 때문에 감사하죠. 

- 첫 질문에서 개인 방송을 하고 있다고 했는데. 

중국 방송에서 '금강바비'라는 별명을 얻었어요. '금강불괴'에 '바비인형'을 합친 말인데요. 그래서 중국 방송명이 ‘지연우의 금강바비'에요. 방송은 한 번 진행할 때마다 3시간씩 하고 있어요. 실제로 운동하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어요. 평균 10만 명 이상이 시청하는데 교육방송 치고는 상당히 많은 거죠. 한국에서도 송출되는 방송이 있다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상위권인 것으로도 알고 있어요. 처음에는 한국에서 방송하는 모 걸그룹 방송보다 시청자 수가 많아서 놀랐죠. 운동을 진짜 건전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지루할 수 있는데 많은 분들이 봐 주고 있는 것 같아요. 

- 대단하네요. 중국에서 그 정도의 인기라니.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과 목표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우선, IFBB 선수이기 때문에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얻었으면 좋겠고요. 항상 즐거운 것이 목표에요. 상황이 어떻게 바뀔 지 모르기 때문에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그래서 전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봉사활동을 접하면서 삶이 바뀌더라고요. 누구를 돕던 저를 위해 제 덕을 쌓는다고 생각해서 봉사하는 것이 좋아졌어요.

처음에는 유기묘를 데려다 키우면서 유기견, 유기묘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제가 원래 고양이를 싫어했는데, 유기묘를 데려다 키우니 좋은 일이 많아져서 유기견, 유기묘를 돕는 작은 봉사활동을 시작했어요. 그러다 조금씩 키워서 믿을만한 단체에 맡긴다든지. 다양한 사회봉사를 하고 있어요. 어떻게 보면 약은 거죠. 저를 위해서 사는 것이 약게 사는 게 아닌가 싶어요.  

특히 연 1억 원을 기부하는 게 목표예요. 지금은 못하고 있지만 꼭 이루고 싶어요.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더 노력을 해야 하지만, 연 1억 원을 달성한 이후에는 그 보다 더 많이 하고 싶어요. 사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말은 씨가 되니깐 말한 거예요. 여태까지 제가 뱉은 말은 다 씨가 되더라고요.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에 이루고 싶어요. 1억 원 기부 이외에 유기동물 보호센터도 운영해보고 싶어요.
 

뉴미디어국 puri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