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캄보디아의 유명 관광지 시엠립에서 가난한 현지 소녀들을 상대로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로 60대 한국인 목사가 20일 체포됐다고현지 언론과 외신이 보도했다.

시엠립 경찰에 따르면 박모 씨로 알려진 이 목사는 지난 6년 동안 최소 8명의 소녀나 어린 여성을 자신이 운영하는 교회에서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시엠립주 반인신매매 및 아동보호 경찰 책임자인 두옹 타브리는 피해자가 박 목사의 교회에 머물던 11∼21세의 여성들로, 이들은 몇년동안 수차례씩 박 목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가족들이 인근에 살았지만 박 목사는 교회 안에서 자는 게 아이들에게 좋다며 설득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또 박 목사가 소녀들에게 성을 대가로 가족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해주겠다고 약속하거나 오토바이 등을 제공했다며 '아동 성매매' 혐의로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APLE는 성명을 통해 박 목사가 피해자 가운데 한 여성을 다른 한국 남성에게 팔아넘겼다는 증언도 있다고 주장했다

현지 일간 프놈펜 포스트는 박 목사가 일부 소녀들과의 성관계를 시인했지만, 다른 아이들과는 키스만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신문은 그가 15세 이하 청소년 강제 추행 혐의로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주캄보디아대사관 시엠립 분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아직 영사 조력 요청은 없었지만 현지 경찰과 헌병 등을 통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며 "확인되는대로 필요한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캄보디아는 2003년 '외국인 소아성애자의 천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운동을 시작했으며 이후 수십 명의 외국인 용의자들이 아동 성범죄 혐의로 체포되거나 추방됐다.

한편, 박씨는 시엠립에 10년 가량 거주하면서 시내와 외곽인 프라삿 바콩에 각각 1곳씩 2개의 교회를 운영해왔으며, 20여명의 소녀들과 그 가족을 지원해왔다고 크메르타임스가 전했다.

mi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