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 falls in the desert'해석하랬더니…"디저트에 빗물이 떨어진다"

[지금 한국선]

 desert(사막)·dessert(디저트) 구분못해, 오역 밥먹듯
 신입생 평균 점수 50점 추락…'영어 원서 교재' 허울만  
 "기본적 영어수업 못따라올지경, 쉬운 수능시험이 원인"


 '디저트는 달빛을 받으면 특히 아름다워 보인다.'

 서울대에서 신입생을 대상으로 교양 영어를 가르치는 김모(40) 교수는 학생들이 제출한 리포트를 평가하다가 이런 어색한 표현을 발견했다. 영어 원문을 찾아보니 'The desert looks especially beautiful in moonlight(달빛을 받은 사막은 아름답게 보인다)'였다. 사막(desert)을 '디저트(dessert)'로 오역한 것이다.

 그다음 문장 번역도 '디저트에도 때론 빗물이 떨어진다(Sometimes rain falls in the desert)'고 돼 있었다. 김 교수는 "한글로 써도 이상한 문장을 버젓이 리포트로 제출해서 깜짝 놀랐다"며 "이 학생뿐 아니라 기본적인 영어 수업을 못 따라오는 신입생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서울대 신입생들의 영어 실력이 해마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24일 서울대가 새누리당 이종배 의원에게 제출한 '2014~2016학년도 TEPS(텝스) 신입생 학과별 평균 점수'를 보면 서울대 신입생들의 입학 당시 평균 텝스 점수(990점 만점)는 2014년 697.8점에서 올해 643.2점으로 2년 만에 50점 넘게 떨어졌다.

 신문에 따르면 서울대는 전체 신입생을 대상으로 입학식 전인 2월에 텝스 시험을 치르게 하고 있다. 특히 영어가 전공인 영어교육과 신입생의 평균 점수는 같은 기간 857.5점에서 759.7점으로 100점 가깝게 떨어졌다.

 서울대는 영어 원서를 교재로 사용하거나 아예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이 많다. 이 때문에 영어 실력이 학생들의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사회대의 한 교수는 "언론을 전공하는 학생이 '매스 미디어(mass media·대중 매체)'를 '거대한 매체'로 해석하는 것을 보고 기가 막혔다"며 "학생들이 수업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농업생명과학대학 신입생 박모(19)씨는 "원서로 된 전공 수업을 하다가 'solution'에 '해답'뿐 아니라 '용액'이라는 뜻도 있다는 것을 몰라 휴대전화로 검색한 적이 있다"며 "모르는 단어나 어려운 문장이 줄줄이 나올 때면 그냥 이해하는 척하고 넘어갈 때도 많다"고 말했다.

 서울대 교수들은 신입생들의 영어 실력 저하의 주범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지목한다. 수능 영어가 점점 쉽게 출제되면서 수험생들이 영어 공부를 상대적으로 소홀히 한다는 것이다. 

 내년에 치러지는 2018년도 수능부터는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기 때문에 대학 신입생들의 '영어 실력 저하'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