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뉴·스]

미국 대통령 대국민 사과에 담긴 3가

'양심의 가책·잘못인정·재발방지 약속'

최고 지지율 오바마, 8년간 수차례 사과

WP지, "진정한 사과만이 신뢰를 회복"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에 이어 다시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으로 '90초'사과를 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사과는 최순실 게이트의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국민들을 납득시키기엔 상당히 미흡했기 때문이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국정을 책임지는 미국 대통령 입장에서 사과는 통치의 일부이다.

 대통령 자신의 실수와 정부의 실책 또는 대외 정책의 실패 등으로 대통령이 국민이나 특정 국가에 사과해야 할 일이 늘 쌓여 가기 마련이다. 미국의 대통령은 국정의 주요 고비마다 '사과'와 '유감 표명'등을 통해 특정 사안을 일단락짓는다. 

 퇴임을 앞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지지율 50%가 넘는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지난 8년간의 재임 기간 동안 1년에 수차례 사과를 계속해왔다.

  2013년에는 전국민 건강보험 제도인 오바마케어가 전면 시행되면 기존 보험 가입자가 보험회사에서 쫓겨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가 실제로 그러한 사례가 속출하자 국민에게 사과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최근 '진실한 대통령은 잘못했다고 말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통령의 진정한 사과는 상처를 아물게 하고,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담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WP는 "대통령의 사과는 잃어버린 신뢰와 선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통상 대통령 사과에는 양심의 가책, 잘못 시인, 재발 방지 약속 등 3대 요소가 들어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잘못 인정'이다. 대통령이 명시적으로 잘못을 인정하면 그에 따른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잘못을 시인하는 부분에는 백악관 법률고문이 개입해 모호한 표현으로 물타기를 한다. 미 대통령이 '사과'(apology) 대신 '유감'(regret)을 표명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법적 책임 때문이다. 유감 표명은 잘못을 했지만 책임을 지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성추문 사건으로 탄핵의 위기에 몰리자 "제가 아내를 비롯해 국민을 오도했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미국 정치사에서 '거짓 사과'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렇다면 이번에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는 어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