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다단계 사기'…미국서'빌라 구입' 

국고에 귀속하지 않고
피해자에 준 '첫 사례'


  한국 사법당국이 미국으로 유출된 사기 범죄 피해액을 환수해 처음으로 피해자에게 반환하기로 했다.

 대검찰청 국제협력단은 다단계 사기범 곽모(48·수감)씨의 캘리포니아주 소재 빌라 처분 대금 7억5000만원(67만달러)을 피해자의 일부인 1800명에게 돌려주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곽씨는 2007년∼2008년 가짜 투자회사 '에프엑스인스티튜트투자'를 차리고 '회사를 상장한 뒤 수익을 나눠주겠다'고 속여 1만여명으로부터 2600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2010년 징역 8년형이 확정됐다.

 그는 이후 사기 금액 중 19억여원을 미국으로 빼돌려 캘리포니아 빌라를 산 사실이 밝혀져 징역 1년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검찰의 공조 요청을 받은 미국 사법당국은 해당 빌라를 몰수해 2013년 약 11억원(96만5000달러)에 공매했고, 절차 비용 등을 뺀 7억5000만원을 올해 9월 한국에 넘기기로 했다.

 대검은 미국 빌라 구매 대금이 들어있던 곽씨의 특정 계좌로 투자금을 넣은 피해자들을 상대로 내달 8일까지 환부 신청을 받는다.

 해외에서 범죄수익을 환수해 국고에 귀속하는 대신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