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출시 전체 자동차 10대중 2대 정도만 장착, "차 중량 줄여 연비 향상 도움 목적"

[신풍속도]

확인 안해 펑크 등 비상상황시 알고나서 낭패 일쑤
차 업계 급변…펑크 수리세트 판매 회사 반사 이익


 비상시 대비용으로 자동차에 장착되는 '스페어 타이어'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신차 중 비상용 스페어 타이어를 장착하지 않은 채 출시되는 차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LA타임스(LAT)가 15일 보도했다. 표준 규격의 비상용 스페어 타이어는 물론 '런 플랫(run-flat·안전타이어)', 심지어 '도넛(donut)' 스페어 타이어 조차도 없는 차량의 수가 놀랄만큼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는 것이다.

 스페어 타이어를 없애려는 자동차업계의 이 같은 새로운 경향은 원가를 줄여 차량 가격을 내려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근본적인 이유는 연비를 좀 더 높이려는 데 있다. 스페어 타이어와 공구 세트를 차량에서 제거하면 차량의 중량을 줄일 수 있어 연비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표준 규격의 스페어 타이어와 공구 세트를 제거하면 최대 100파운드까지 차량 무게를 줄일 수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 들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표준 규격 스페어 타이어의 경우 지난 2006년까지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50% 이상은 스페어 타이어를 장착했다. 하지만 2011년에 들어서 신차의 30%만이, 올해에는 스페어 타이어를 구비한 신차는 22.9%에 불과했다. 스페어 타이어를 장착한 신차가 10대 중 3대도 안되는 셈이다.

 스페어 타이어가 사라지면서 반사 이익을 얻는 기업이 생겨나기도 했다. 바로'픽스 어 플랫(Fix a Flat·사진)'이 대표적인 업체로 펑크난 타이어를 수리하는 세트 제조업체다. 픽스 어 플랫 세트는 구멍을 메꾸는 밀봉재와 공기를 주입할 수 있는 공기 압축기로 구성돼 있다. 이 세트는 포드, 지엠, 크라이슬러, 토요타, 혼다 등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의 차량에 장착되고 있다. LAT에 따르면 올해 판매된 신차의 28%가 전통적인 스페어 타이어 대신 이같은 세트로 대체될 정도여서 스페어 타이어가 없는 신차들의 수는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스페어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어도 비상시 이를 사용하는 운전자가 극히 일부라는 사실도 자동차제조업체들이 스페어 타이어 장착을 기피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또한 타이어 교체 방법을 알고 있어도 공구를 사용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타이어를 꺼내고 들어 올릴 정도의 체력이 안돼 현장출동 서비스를 이용하는 운전자가 절반이 넘어 스페어 타이어의 효용성이 줄고 있는 것도 스페어 타이어 기피에 한몫하고 있다.

LAT는 "새 차를 사고나서 스페어 타이어 유무를 확인하지 않으면 운전중 펑크난 타이어를 스페어 타이어로 교체하려고 트렁크를 열고 나서 큰 낭패를 볼지 모른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