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송중기 광고가 가장 먼저 모델을 교체했을까.

배우 송중기가 모델로 나서고 있던 중국 휴대폰 업체에서 모델을 교체했다는 중국 발 소식에 국내 연예 관계자들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내에서 광고 모델로 활동 중인 한류스타가 송중기 외에도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내 활동을 제한한다는 금한령(禁韓令·한류금지령)이 또 다른 한류스타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지가 초미의 관심인 것.

그렇다면 많은 한류스타 중에 송중기가 가장 먼저 타깃이 된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한 한류스타 관계자는 “드라마나 영화 등이 중국 광전총국의 심의대상이듯 광고도 심의 대상에 포함된다. 송중기가 모델로 나선 광고가 영상 콘텐츠여서 그런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방송 전파를 타는 영상물에 대한 규제가 가장 심한 분위기다. 그래서 한류스타가 등장하는 영상 광고 같은 경우는 기존에 전파를 타던 것이어도 방송국에서 소위 알아서 기는 것처럼 제외시키려는 것 같다. 그래서 전파를 타는 광고의 모델들은 교체를 해야할 것 같은 분위기인가 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근거로 지면 광고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지면 광고는 큰 타격이 없어 보인다. 한류스타들이 화장품 광고도 많이 하는데, 지면 광고가 많다. 이들 지면 광고는 아직 별 다른 조치가 없다. 광고주 측에서도 공식적인 지침이 없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엄밀히 말하면 송중기가 빠지고 다른 모델로 교체됐다기보다는 다른 모델이 추가됐다고 해야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유인즉 “보통 광고 모델 계약 중에도 또 다른 모델이 추가로 들어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 그는 “만일 광고료를 다 받지 못한 상태에서 잘렸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보통 광고 모델로 활동 할 때 계약하면서 모델료를 다 받고 시작한다. 특히 상황을 예측할 수 없는 중국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또, 계약서에 다른 모델을 추가로 계약하지 않는다는 단서조항을 달지 않는 한 추가 모델을 얼마든지 기용할 수 있다. 광고주가 갑이기 때문에 그런 단서를 달 수 있는 모델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 “송중기를 방송 광고에 내보내기 어려우니까 다른 중국 스타를 모델로 추가 기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앞으로 한류스타들의 광고 재계약 성사 여부가 금한령을 제대로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아직 광고 모델로 활동 중인 한류스타들이 많아 보이지만, 금한령 분위기 속에 광고를 재계약하는 한류스타들은 점점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송중기의 소속사인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측은 “결정된 게 없다. 모델 교체에 대해서 중국측에서 들은 바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최근 중국의 인터넷 매체들이 ‘한한령(限韓令) 전면 업그레이드’라는 제목 등으로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제한 조치에 대해 일제히 보도해 중국내 금한령 분위기가 더욱 고조됐다. 중국 내 미디어를 총괄하는 정부기관인 광전총국에서 아직 공식적인 지침이 내려오진 않았지만, 구두로 각 지방 방송국 책임자에게 관련 지시를 했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일부 지방 방송국에서는 한국 방송이나 영화는 물론 한국 스타를 기용한 광고까지도 제한한다는 소식과 함께 송중기를 모델로 썼던 한 중국 휴대폰 업체가 중국인 스타로 모델을 교체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뿐만 아니라 21일에는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한중 양국 간 인문 교류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지만 양국 간 인문 교류는 민의의 기초 아래서 해야한다”면서 “중국인들은 사드 배치에 불만을 표명했고 유관 부문도 이미 이런 정서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혐한(嫌韓) 분위기를 인정했다. 

이같은 중국 내 금한령 위협이 계속 될 경우 한류스타들과 콘텐츠들이 또 어떤 타격을 입게 될지 업계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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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