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시집갔다 연락 끊긴 한국인 자매 

 미국인과 결혼 미국행
'혈육 찾기' 노력 무위
 부산 파출소 도움 결실

 미국으로 시집갔다가 연락이 끊긴 자매가 한국 경찰의 도움으로 41년 만에 상봉했다.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에 살던 고모(66·여)씨는 1972년 미국인 남편과 결혼했다.

 한국에서 첫아들을 낳았고, 돌이 지난 직후 미국으로 떠났다. 이후 2년 정도는 친정 식구들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연락했지만, 어느날 갑자기 우편물이 반송된 이후 서로의 소식을 알 길이 없었다.

 당시 친정에는 전화기조차 없어 우편이 유일한 연락 수단이었다.

 고씨는 생활고 등의 이유로 가족을 찾는 게 여의치 않아 평생 슬픔을 간직한 채 살았다.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2번 정도 국내에 입국해 가족을 찾았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최근 고씨는 미 해군 장교인 아들과 함께 다시 입국해 13일 오후 1시께 부산진경찰서 전포파출소를 찾아왔다. 사연을 들은 경찰은 고씨의 진술을 참고로 추적에 나섰지만, 친정의 정보는 쉽게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고씨 가족과 인근 주민센터에 찾아가 주민등록 초본 등을 확인, 관내에 고씨의 여동생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집에 사람이 없어 탐문에 나선 경찰이 고씨 여동생의 연락처를 확보해 통화가 이뤄졌다. 고씨가 전포파출소를 찾아온 지 2시간여 만에 두 자매가 전포파출소에서 상봉했다.

 40여년 전 고씨의 큰 아들을 돌보던 친정 어머니는 이미 2005년에 작고한 뒤였다. 고씨는 "큰아들이 한국에서 자신을 돌봐준 외할머니를 꼭 만나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고씨 자매가 눈물을 쏟으며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