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0대 국제뉴스

미국 정계의 '아웃사이더'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고, 영국은 유럽연합(EU)이 상징하는 통합이라는 기존질서에 따르지 않고 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를 선택했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대북 제재, '하나의 중국'원칙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는 '신(新)냉전' 구도를 심화했고,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는 격랑에 빠져들었다. 지난 2016년 지구촌은 그야말로 격랑의 한해 였다.

■'아웃사이더'트럼프 당선

 TV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로 대중적 인기를 얻은 억만장자 부동산재벌 트럼프는 공화당 후보 경선에 도전했을 때만 해도 흥행을 위한 깜짝 카드 정도로 여겨졌다. 그러나 그는 유력 주자들을 따돌리고 공화당 후보가 됐고,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까지 물리치고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세계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미국 대통령의 출현으로 긴장하고 있다. 

■ G-2 美中 신냉전

 'G2'로 꼽히는 최강대국 미국과 중국은 아시아 지역 패권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며 '신(新)냉전'시대를 열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서부터 남중국해 분쟁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은 양국은 트럼프 당선인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전화통화를 계기로 중국이 철칙으로 고수해온 '하나의 중국' 원칙을 흔들면서 새로운 긴장을 예고 하고 있다. 

■ 급변 동북아 정세…한반도 격랑

 북한의 4·5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결정,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등으로 동북아 주변 4강의 이해 관계가 엇갈리면서 한반도 정세는 요동치고 있다. 미·중간의 패권 경쟁에다 러시아와 일본 등까지 대북 제재와 관련된 복잡한 관계 형성으로 한반도 문제는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지경으로 빠져들고 있다. 

■ 영국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6월 23일 영국은 국민투표에서 가입 43년 만에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를 선택, 국제 정치·경제적 격변시대를 열었다.영국 정세는 요동쳤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물러났고 마거릿 대처 이후 26년 만에 여성 총리인 테리사 메이가 취임했다. EU는 영국과의 공식 탈퇴 협상을 앞두고 새로운 체제 개편과 추가 이탈 단속 등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 반기득권 민심'스토롱맨'득세

 기득권층이 만든 체제와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정치를 갈구하는 민심이 세계를 휩쓸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탄생시킨 미국과 브렉시트를 선택한 영국에 그치지 않고 프랑스, 이탈리아, 아이슬란드, 그리고 남미와 필리핀 등으로 확산 추세다.이런 분위기속에 자유민주주의 가치나 정치적 올바름보다는 강력한 리더십을 내세운 '스트롱맨' 정치인들도 득세하고 있다.

■ 소프트타깃 테러 공포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극단주의에 심취해 IS를 추종하는 자생적 테러리스트(외로운 늑대)의 테러는 올해도 이어졌다. 특히 프랑스 니스, 벨기에 브뤼셀, 미국 올랜도 등 주말이나 공휴일에 일상을 즐기는 민간인들을 직접 겨냥한 소프트타깃 테러가 급증, 이제 테러는 일상 생활의 공간으로 침투하고 있다. 

■ 소두증 지카바이러스 공포 엄습

 신생아 소두증과 뇌 신경 장애를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해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해 중반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지카 바이러스는 남미와 카리브해 일대를 중심으로 미주,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세계 73개국에서 발견됐다. 바이러스 감염자는 150만명을 넘는다.

■ 반이민 정서 확산…인종·종교 반목 고조

 올해 지구촌에는 갈등과 반목이 넘쳐났다. 오랫동안 자유민주주의 가치로 인정받았던 관용과 포용의 정신은 찾기 어려웠고 사람들은 사회정의를 따지고 약자를 배려하는 '정치적 올바름'에 피로감을 호소했다. 이민자와 소수인종, 특정 종교 등을 겨냥한 증오 범죄가 늘고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가 만연했다.

■ 쿠바 공산혁명 지도자 카스트로 타계

 쿠바의 공산혁명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11월 25일 향년 90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카스트로는 1959년 1월 풀헨시오 바티스타의 친미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고 공산혁명에 성공한 뒤 반세기 쿠바를 이끌며 미국과 소련이 형성한 냉전체제의 한 축을 담당했다. 쿠바 혁명 이후 카스트로는 외국의 좌파 혁명을 지원하는 동시에 미국과 많은 갈등을 빚었다.

■ 음유시인 밥 딜런 노벨 문학상 수상

 소설가, 시인 등 문인들이 후보로 오르내린 가운데 스웨덴 한림원이 발표한 올해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는 미국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75)이었다. 작가가 아니라 음악가로 분류되는 인물이 세계 최고 권위의 이 문학상을 수상한 것은 1901년 첫 노벨 문학상 시상 이래 처음이다. 이에 딜런의 수상은 문학과 음악의 경계를 허물어뜨리고 문학의 지평을 넓힌 혁명이라는 평가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