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사망한 지 여러 달이 지나 백골화된 50대 남성의 시신이 복권 3천여장과 함께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7일 오후 9시 15분께 광주 북구의 한 단독주택 2층 안방에서 A(54)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동생이 지난 4월 이후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친형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해 문을 강제로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가 A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A씨의 시신은 비스듬히 누인 상태로 뼈가 서로 분리될 만큼 숨진 후 오랫동안 방치된 것으로 보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집안은 오랜 기간 사람이 출입하지 않아 쌓인 먼지가 켜켜이 쌓이고, 청소가 잘되지 않아 지저분한 상태였다.

경찰은 유서는 없었으며 안방 컴퓨터 옆에서는 봉투에 담긴 당첨 안 된 로또 복권 3천여장이 함께 발견됐다고 밝혔다.

현금으로 따지면 1천500만원 상당으로 추정되는 액수다.

그 옆에는 로또 당첨 번호를 분석한 것으로 보이는 A씨의 자필 메모가 잔뜩 쌓여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50대가 되도록 결혼하지 않고 홀로 지낸 A씨는 공공근로일을 하며 지냈다.

가족들과도 왕래가 거의 끊겨 친형과는 4년 전에 얼굴을 마주하고, 연락은 지난 4월이 마지막이었다.

경제사정이 넉넉지 않아 여윳돈이 생기면 복권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외부 침입의 흔적이 없고, A씨가 평소 당뇨 등 지병이 있었던 점을 토대로 타살 의혹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망 시점은 친형이 약 8개월 전에 마지막 통화를 한 점으로 미뤄 그 전후인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A씨의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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