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실력이야" "추워서 팔짱 겼다" "특히 코너링이 좋아서"

<조선일보 선정 2016 말·말·말>

 참 탈도 많고 말도 많은 한해였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아들은 "코너링이 좋아서" 군대 '꽃보직'을 받았고, 이화여대 부정 입학한 정유라는 "돈 없는 네 부모를 원망하라"며 이죽거렸다. 그 모친이자 국정 농단 주역인 '임대업자' 최순실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라고 카메라 앞에서 반성했지만, 정작 재판에서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 했나"라고 한탄했지만, 국민이야말로 "이러려고 대한민국 국민 하나" 자괴감이 든 한 해였다. 조선일보는 말이 말값을 못한 2016년의 말말말을 모아 보도했다.

[정치]

"내가 이려려고 대통령 했나"

▲"무성이 옥새 들고 나르샤."(새누리당 홍보기획본부·3월 4·13 총선을 앞두고 당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옥새(玉璽) 파동'을 패러디한 선거 홍보 동영상의 제목)
▲"호남이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둔다면 미련 없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고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4월 총선을 앞두고 호남을 찾아가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광야에서 죽어도 좋다. 세상을 바꾸는 투사 '강철수'가 되겠다."(안철수 국민의당 의원·4월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제기한 선거 연대를 강하게 거부하면서)
▲"나는 금수저도 흙수저도 아닌 무(無)수저."(이정현 새누리당 의원·8월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자신을 비주류, 비엘리트라며 빗댄 말)
▲"필리밥스터냐."(9월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여당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을 막기 위해 대정부질문과 답변을 길게 끄는 식으로 사실상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진행하며 '김밥 먹을 시간이라도 달라'고 정회를 요구하자 야당 측에서 나온 소리)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얘기."(이원종 전 청와대 비서실장·10월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최순실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고쳤다는 의혹에 대해 답하면서)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으로 괴롭기만 하다."(박근혜 대통령·11월 2차 대국민 사과에서 '최순실 게이트'로 곤경에 처한 자신의 심경을 전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헬렐레한 총리 한 명 세우고 마무리할 것."(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11월 '최순실 게이트' 수습을 위해 여당이 주도하는 거국내각 총리로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자 이를 거부하면서)
▲"사이다는 금방 목이 마르고 또 탄산음료가 밥은 아니다. 고구마는 배가 든든하다. 나는 든든한 사람이다."(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12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을 고구마, 이재명 성남시장을 사이다에 비유한 질문에 대답하면서)
▲"추워서 팔짱 꼈다."(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12월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에 나와 검찰 조사 중에 찍힌 팔짱 끼고 웃고 있는 사진에 대해 해명하면서)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이 한 몸 불사르겠다."(반기문 유엔 사무총장·12월 뉴욕 유엔 본부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사실상의 대선 출마 결심을 밝히면서)

[경제·산업]

"시킨대로 해도 죄가 되나요"

▲"우리나라 재벌이 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조직폭력배 운영 방식과 같다."(주진형 전 한화증권 사장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 참고인으로 참석해 발언하며)
▲"지방대 나온 흙수저라 무시당했다."(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9월 인사청문회에서 금리 특혜 등 각종 의혹 제기되자 모교인 경북대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시킨 대로 해도 죄가 되나요."(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12월 이미경 CJ 부회장 사퇴를 강요한 혐의로 기소된 후 언론 인터뷰에서 억울함을 호소)
▲"청와대 몫이 3분의 1, 금융 당국이 3분의 1, 그리고 산은 몫이 3분의 1."(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 5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대우조선을 포함한 산업은행 자회사의 낙하산 인사에 대한 질문을 받자)

[문화·스포츠]

"이세돌이 졌지 인간이 진 게 아냐"

▲"그 어려운 걸 자꾸 해냅니다. 내가."(한국과 중국에 신드롬을 일으킨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 주인공 송중기 대사)
▲"깊이 잠든 한국에 감사드린다."(소설가 한강·한국 시각으로 지난 5월 17일 새벽, 영국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 직후 소감을 묻자)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뭣이! 뭣이 중헌지도 모름서…."(영화 '곡성'의 어린 효진(김환희), 외지인에 대해 묻는 종구(곽도원)에게)
▲"엄마 이제 꽃길만 걷자."(구구단 멤버 김세정·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101'에서 중간 순위 1위를 차지한 뒤 밝힌 소감에서. 좋은 일만 생기기를 바란다는 비유적인 표현 '꽃길'은 유행어가 됨)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펜싱 국가대표 박상영·8월 리우올림픽 남자에페 개인전 결승 10-14로 뒤진 상황에서)
▲"6점 쏘고 정신 차렸다. 인생을 깨워준 한 발이었다."(사격 국가대표 진종오·리우올림픽에서 6.6점을 쏘며 탈락 위기까지 갔다가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역전 우승을 차지한 뒤)
▲"이세돌이 진 것이지, 인간이 진 것이 아니다."(바둑 이세돌 9단·인공지능 알파고와 세 번째 대국 패배 직후)
▲"올 한 해는 수영도 인생도 롤러코스터 같았다."(수영 국가대표 박태환·10월 FINA 쇼트코스 세계선수권 금메달 3개를 걸고 귀국해서)

[사회]

 "민중은 개·돼지 취급하면 돼"

▲"돈도 실력이야. 돈이 없으면 너희 부모를 원망해." (정유라·페이스북에 올린 글. 이대 부정 입학과 맞물려 '최순실 게이트'가 폭발하는 촉매제로)
▲"특히 코너링(코너길 돌기)이 굉장히 좋았다." (서울지방경찰청 백승석 경위·10월 국정감사에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아들을 운전병으로 뽑은 이유를 설명하며)
▲"내가 안 하고 말지, 새파랗게 젊은 애들한테 이런 수모를…."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9월 30일 국회 교문위 국정감사 도중 화장실에 가서 비서에게 이렇게 말했다가 옆에 있던 국회의원이 이 말을 들어 논란이 됐음)
▲"정신이 없고 부끄러워 경찰 신분을 숨겼다." (이철성 경찰청장·8월 인사청문회에서 경감 시절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도 징계 안 받은 경위를 답변하며)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 지난 7월 모 언론사 기자들과 회식 자리에서 영화 '내부자들' 대사를 인용해 발언했다가 파면당해)
▲"의혹만으로 사퇴하지 않는 것이 이 정부 방침 아닌가?"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사퇴 요구가 빗발치는데도 버티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빗대면서)
▲"우리 아이는 28개월밖에 살지 못했는데 감옥에서 겨우 2년 살면 되는 거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족·9월 서울중앙지법이 제조사인 옥시에 유리한 실험보고서를 써준 혐의로 기소된 조모 전(前) 서울대 교수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자)
▲"탄핵 심판은 사또 재판이 아니다." (배보윤 헌법재판소 공보관·12월 12일 헌재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유를 선별해 신속히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는 기자들 물음에 답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