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누군가가 비어 있는 내 집에 들어와 물건을 몽땅 털어가는 장면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생생히 지켜보면서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면 얼마나 가슴이 쓰릴까.

실제 이와 같은 일이 지난해 12월 31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 주 캔자스시티에서 벌어졌다.

2일 CNN 방송과 WDAF 방송에 따르면, 캔자스시티 소방관인 라이언 콜러와 그의 아내 켈시는 집에 침입한 도둑이 값비싼 물건을 털어가는 장면을 스마트폰 생중계로 지켜보고 발만 동동 굴렸다.

콜러는 당시 근무 중이었고, 켈시 역시 집을 비웠다.

바깥에서 집에 침입자가 있다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받은 둘은 각자 곧바로 스마트폰 앱을 구동했다. 이어 거실의 감시카메라에 포착된 도둑의 행동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방송에 나온 동영상을 보면, 도둑은 초인종을 누른 뒤 아무 반응이 없자 문을 세차게 뜯고 콜러의 집에 침입했다.

그가 곳곳을 돌아다니며 아무도 없음을 확인했을 때 또 다른 도둑 1명이 집으로 들어왔다. 콜러 부부가 키우던 개는 초인종 벨 소리에 잠시 놀란 기색을 보였으나 침입한 도둑을 향해 짖지도 않았다.

도둑들은 벽에 붙어 있던 TV를 떼어낸 뒤 값나가는 전자 제품을 털어 재빨리 사라졌다.

켈시는 방송 인터뷰에서 "문자 메시지를 받았을 때 개가 집 안을 돌아다니겠거니 생각했다가 문을 부수고 들어온 도둑을 보고 가슴이 떨렸다"고 했다.

온순한 반려견도 큰 충격을 받은 터라 켈시는 불안한 나머지 사건 이후 집에 돌아올 때마다 집안에 아무도 없는지를 꼭 확인하고 문단속도 철저히 한다고 한다.

콜러는 "몹시 화나고 짜증 나는 일"이라면서 도둑들을 향해 "다음에 또 문을 부수고 들어오면 그때엔 문 뒤에서 누군가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면서 반드시 붙잡겠다고 했다.

콜러 부부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일대 가정을 노린 도둑들로 보고 검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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