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아르헨티나 여성들이 반나체 일광욕 허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클라린 등 현지 언론이 8일(현지시간) 전했다.

전날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마르 델 플라타 해변과 로사리오 지역에서 수십 명의 여성이 정부가 상의를 벗고 일광욕을 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데 대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일부 참가자들은 상의를 벗고 립스틱으로 자신이 몸에 '나는 자유롭다', '우리도 남성처럼 일광욕을 할 권리가 있다' 등과 같은 문구를 쓴 채 시위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번 시위는 최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남쪽으로 500㎞ 떨어진 네코체아 해변 휴양지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한 연대감을 나타내기 위해 조직됐다.

2주전 네코체아에서 3명의 여성이 상의를 벗고 일광욕을 하다가 출동한 20명의 경찰에 의해 풍기문란을 이유로 옷을 입도록 제지당한 뒤 해변에서 쫓겨났다.

이 사건이 소셜미디어상에서 급속히 퍼지면서 많은 여성이 공권력의 남용을 규탄하고 아르헨티나 사회의 저변에 흐르는 남성 중심적 사고를 개선해야 한다고 공감하면서 시위로까지 이어진 것.

일부 남성들은 길을 가다가 시위를 지켜보며 낄낄거리며 웃는가 하면 셀카를 찍기도 해 항의를 받기도 했다.

시위에 참가한 노엘리아(28)는 "남성 위주의 사고방식은 사라져야 한다"면서 "우리가 우리 몸의 소유주며 우리가 원한다면 우리의 몸을 보여줄 수 있다. 우리는 소비재가 아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남성 중심적 사고방식이 뿌리 깊다. 작년 7월 한 여성이 모유 수유를 하다가 공공장소에서 쫓겨난 뒤 전국적으로 수천 명의 여성이 상의를 벗은 채 항의 시위를 벌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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