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 ‘아줌마’가 맞지만 도무지 아줌마라는 수식어가 어울리지 않는 고소영의 아줌마 연기가 과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KBS2 새 월화극 ‘완벽한 아내’(극본 윤경아, 연출 홍석구, 제작 KBS 미디어) 제작 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은 2007년 SBS ‘초록물고기’ 이후 10년 만에 안방극장을 찾아오는 고소영이었다. 

고소영이 연륜으로 깊어진 연기력을 보여줄지, 10년이라는 공백의 무게를 실감하게 할지가 ‘완벽한 아내’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고소영이 분한 주인공 심재복은 대한민국 보통 주부다. ‘완벽한 아내’는 ‘줌마미코(아줌마+미스터리+코믹)’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다.

홍석구 감독은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고소영을 처음 만났다며 “너무 똑같아 깜짝 놀랐다. 주인공 심재복이 억세고 드센 역이라 고소영과 어울릴까 싶을 수도 있지만 그럴법한 인물이 아줌마 연기를 하는 것 보다 안 그럴 것 같은 인물이 캐릭터 연기할 때 의외 요소가 나올 수 있고, 시청자들이 궁금해 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고소영은 “10년만의 복귀작이라는 말을 들으면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다. 지난 10년 동안 개인적인 삶을 살았는데, 더 복귀를 미루면 더이상 연기 하기가 어려울 것 같았다. 더 적극적으로 작품을 찾던 시점에서 ‘완벽한 아내’ 대본을 보니 나와 재복 사이의 비슷한 점이 보였다. 재복 캐릭터로 현실에 몰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시청자에게 더 편하게 다가가고픈 마음에 작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아줌마 역할을 하는데 대해 고소영은 “내가 특정한 이미지에 갇혀있는 게 항상 안타까웠다. 집에서 늘 스테이크를 먹는 깍쟁이 같은 이미지가 있다. 내가 어떤 행동을 하면 주변에서 의외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람 사는 게 다 똑같지 않나. 나한테 그런 면이 있다는 걸 어필하고 싶었지만 그런 기회가 많이 없었다. 나도 노력을 많이 안했다. 이번 역할로 좀더 편안하고 친근한 모습을 보이길 기대한다. 더 가까워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 작품에서 고소영은 조여정과 ‘워맨스’를 펼치고. 윤상현, 성준이 함께 호흡을 맞춘다. ‘공부의 신’, ‘브레인’, ‘부탁해요 엄마’ 등 다양한 소재를 맛깔나게 집필하는 윤경아 작가와 ‘메리는 외박 중’, ‘힘내요, 미스터 김!’, ‘골든크로스’ 등 깊이와 재미가 돋보이는 연출을 선보인 홍석구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화랑’ 후속으로 오는 27일 첫 방송한다. 

27일 첫회를 통해 ‘완벽한 아내’는 치열한 월화극 경쟁에 뛰어들게 됐다. 지성과 엄기준의 팽팽한 대립으로 극을 이끄는 SBS ‘피고인’과 역사(力士) 홍길동의 일대기를 김상중과 윤균상이 풀어내는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까지 월화극은 현재 남자들의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피고인’과 ‘역적’ 모두 각각 20%와 10%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지만 후발주자인 ‘완벽한 아내’가 고소영의 ‘아줌마 힘’을 빌어 반격을 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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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아내’ 네명의 주인공 고소영, 윤상현, 조여정, 성준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