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前대통령, 파면 이틀만에 사실상 헌재판결 '불복선언'정치권 파란
"4줄짜리 문장 메시지, 헌재'8대 0'결정 승복할 수 없다는 뜻 담은 것"
 일각에선 '정치투쟁'의미가 아닌, '향후 검찰수사 의식 발언' 분석도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인용결정으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실상의 불복 선언을 한 것으로 보여 정치권에 일대 파란을 몰고 올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헌재의 파면 결정 이후 이틀 만에 청와대 관저를 떠나 삼성동 사저로 돌아갔다. 2013년 2월 18대 대통령으로 청와대에 입성한 뒤 1천476일 만에 5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한 것이다.

 12일 오후 7시16분께 청와대를 출발한 박 전 대통령은 20분 만인 오후 7시37분 삼성동 사저에 도착했다. 

 박 전 대통령은 승용차에서 내려 친박계 의원 등을 보더니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고, 자신을 마중 나온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사저로 들어가기 전 눈가에 맺힌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헌재의 파면 결정 이후 별도의 입장 표명 없이 깊은 침묵을 지켜오던 박 전 대통령은 사저로 들어가기에 앞서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표정은 물론 말까지 정치권의 일반적 예상과는 달랐다. '모든 결과를 안고 간다'는 대목이 들어 있긴 했지만 두 가지 대목 때문에 각 정당에서 일제히 "불복"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메시지는 4줄짜리 문장에 불과했지만, '8대 0'전원일치 결정을 마음 속으로 승복할 수 없다는 뜻을 담았다는 해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불명예 퇴진이라는 오점을 안고 4년여만에 청와대를 떠나 사저로 돌아가긴 했으나 향후 기나긴 법정 투쟁을 예고하는 사실상의 '불복선언'의 장이었던 셈이다.
일각에선 이 메시지가 '정치투쟁'을 의미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당장의 검찰 수사를 의식한 발언이라는 분석도 적지않다. "진실이 밝혀진다"는 언급은 검찰 수사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