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전 대통령 "국민께 송구" "성실 조사 임할 것"


질문에 일체 답변안해
치열한 법리공방 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21일 검찰 조사를 앞두고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직후 현장에 있던 취재진에게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하고서 곧장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취재진은 '검찰 수사가 불공정했다고 생각하느냐', '아직도 이 자리에 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느냐'등의 질문을 했으나 박 전 대통령은 답변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사건 관계인과 직원들이 이용하는 일반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갔다. 

 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함에 따라 검찰 수사팀과 박 전 대통령측 간 법리 공방의 막이 올랐다.

 박 전 대통령 대면조사는 6개월 넘게 정국을 대혼란으로 몰아넣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진실 규명의 정점이자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이달 10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청와대를 떠난 박 전 대통령의 사법처리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는 분수령이기도 하다. 그만큼 검찰과 변호인단 간 고도의 '수 싸움'과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상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 삼성·SK·롯데 등 대기업 특혜와 관련한 뇌물 ▲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강제모금 및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연결된 직권남용 ▲ 청와대 기밀문서 유출 등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처벌 형량이 가장 무거운 뇌물죄는 조사의 성패를 가를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법조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안종범(58) 전 대통령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의 업무 수첩 등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물과 관련자 진술,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넘겨받은 수사 자료 등을 토대로 박 전 대통령의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수사팀은 박 전 대통령이 '40년 지기' 최순실(61)씨의 사익추구를 측면 지원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연결 고리'를 찾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 관계는 모든 범죄 혐의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두 사람이 사실상 경제적 이득을 공유했다는 점을 확인하는 것도 뇌물 혐의 입증의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헌재가 박 전 대통령이 지위·권한을 남용해 최씨의 국정개입을 허용하고 이권 추구를 도왔다는 것을 파면 결정의 핵심 근거로 삼았다는 점은 검찰의 입장을 강화해줄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반해 변호인 측은 최씨 사이의 연결고리를 끊어내고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사실이 아니다'며 부인하는 전략으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리에 앞서 혐의의 기초적인 사실관계부터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검찰의 공세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포석이다.

박 전 대통령의 작년 대국민담화나 연초 기자간담회, 언론 인터뷰, 헌재에 제출한 의견서 등을 보면 검찰 조사에서 적극적으로 혐의를 부인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