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뉴·스]


 파지줍다 7990만원 현금 발견 50대 女 기초생활자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애탈 주인 생각에'경찰 신고
 "내가 번돈 아닌데 웬 욕심…큰돈 만져본걸로 만족"

 폐지와 고철 등을 모아 생계를 꾸리는 이춘미(50)씨는 지난 31일 경기 광주경찰서 경안지구대를 찾았다. 이씨는 "폐지를 주우러 다니다 우연히 발견했다"며 검은 비닐봉지를 내밀었다. 이 봉지 속에는 5만원권 지폐 다발 16개(사진)가 들어 있었다. 현금으로 7990만원이었다. 이씨는 "돈을 잃어버린 사람은 얼마나 애가 타겠느냐. 꼭 주인을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씨는 전날인 30일 오후 초월읍 지월리 일대 공장과 거리에서 수집한 종이박스를 집에서 정리하다 돈 뭉치를 발견하고 "다리가 후들거렸다"면서 "반드시 주인을 찾아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10년 넘게 경기도 광주시 일대에서 고물을 수집하며 산다. 어려운 형편에 건강이 좋지 않아 치아가 하나도 없고, 백내장 수술을 받았는데도 시력이 나쁘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제공한 다세대주택에서 아들(25)과 지낸다. 대학교에 다녔던 아들도 학비를 마련하지 못해 복학하지 못하고 직장을 다니며 돈을 번다고 한다. 남편은 2015년 9월 암으로 세상을 떴다.

 이씨는 시동생(49)과 함께 1t 트럭으로 오전·오후에 한 번씩 광주시 일대를 돌며 파지 등을 주워 고물상에 판다. 하루 3만~4만원을 받지만 기름값 등을 빼고 나면 남는 돈은 1만원쯤이라고 한다.

 경찰은 이씨가 맡긴 돈을 유실물 종합 관리시스템에 등록하고 주인을 찾고 있다. 6개월 이내에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습득자인 이씨가 세금 22%를 제외한 돈을 받는다. 그러나 이씨는 "내가 번 돈도 아닌데 무슨 욕심을 내겠느냐. 빨리 주인이 나타나면 마음이 편하겠다"면서 "평생 100만원을 본 적도 없는데, 큰돈 한번 만져봤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