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한국선]

중국 여행은 44%나 줄은 반면 동남아 63%, 일본 14% 늘어
중국산 제품 판매는 영향 없어, 칭타오 수입맥주 점유율 1위


 서울에 사는 김모(32)씨는 지난주 한 인터넷 카페에 "샤오미 보조 배터리를 사려고 하는데 장단점을 알려달라"는 글을 올렸다가 네티즌들의 성토 대상이 됐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나라 경제가 휘청이는데 중국산을 산다는 게 제정신이냐' '중국이 어떻게 나오든 바보같이 중국산 사주는 사람들이 문제다'같은 댓글이 이어지자 김씨는 몇 시간 뒤 원래 올렸던 글을 삭제했다. 김씨는 "중국산 제품을 사는 사람을 마치 역적 취급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계속되자 국내 온라인을 중심으로 반중(反中) 감정이 확산되고 있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는 '중국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에 동참하겠다'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레노버·샤오미·화웨이·하이얼 등 중국 브랜드 리스트를 만들어 퍼트리고 있다. '저가 생활용품을 주로 파는 A매장 제품은 대부분 중국산이니 가면 안 된다' '중국산 버리고 동남아산 제품 쓰는 게 국가 안보다'는 글도 자주 올라온다.

 중국 여행을 계획했던 사람 중 상당수는 여행을 취소하거나 목적지를 바꾸고 있다. 매체는 하나투어 통계를 인용, 이번 달 중국 여행 상품 예약 건수는 1년 전에 비해 44% 감소했다고 전했다. 대신 동남아·일본 여행 상품 예약은 각각 63%, 14%씩 증가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중국 여행을 갔다가 반한(反韓) 감정 때문에 피해를 볼까 우려해 일정 자체를 취소하거나 가격대가 비슷한 동남아 일대로 여행지를 바꾼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온라인의 반중 여론과 달리 실제 소비재 시장에서 중국산 상품에 대한 보이콧 현상은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마트·롯데마트·하이마트는 모두 6일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가 거의 줄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히려 중국 대표 맥주인 칭다오의 경우 이마트에서 지난해 수입 맥주 중 판매 점유율 4위를 기록했으나 올해 1~3월에는 10%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로 뛰어올랐다.

 김민정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행선지를 바꾸면 되는 여행 상품과 달리 일반 소비재는 중국산이 우리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에 반중 감정에 기반을 둔 불매운동이 성공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