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제타격설''특정 날짜 예시글' 등 한반도 전쟁설 확산
칼빈슨호 등 미 전력 한반도 집중, 미 언론도 한반도 관련 보도 
통일부 "크게 우려할 필요 없다. 美와 긴밀히 협의" 입장 발표

"한국 정말 괜찮은거냐? 미국에서 보기에 곧 전쟁날 것 같은 분위기인데..."

 미국에 사는 한모씨는 한국의 지인에게 최근 이런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한국 지인은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고 되물었지만, 그냥 지나치기에는 왠지 찜찜했다. 최근 며칠새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미국 4월 북폭설' 지라시를 몇 번 본 터여서 더욱 그랬다.

 매년 찾아오는 계절처럼,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훈련(FE)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되는 봄이 되면 북한의 정례적인 반발에 대응해 한미의 군사대비태세 강화로 한반도는 으레 '전쟁설'로 몸살을 앓았다. 그러나 올해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 

 '4월 말 미국이 북한 선제타격을 감행해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북폭설' '북한 선제타격설'이 소셜미디어를 타고 확산하고 있다. 미국이 북한 공격을 감행한다는 특정 날짜까지 거론한 '예시글'까지 퍼지는 중이다. 통일부는 10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북폭설 관련, "크게 우려할 필요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작년 말 트럼프 대통령 집권과 올 2월 말 한반도 사드 배치로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갈등이 불거지면서 일부에서 슬슬 거론되기 시작한 '한반도 전쟁설'이 '4월 북폭설'로 탈바꿈한 것은 한국 시각으로 지난 7일 즈음부터다.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주석과 만찬 직후 시리아 정부군 공군기지를 폭격하면서 '다음 차례는 북한'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다.

 미·중 양국이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끝나자, 미국이 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전략 무기들을 한반도에 재배치하면서 '설'에 불을 지폈다. 지난달 한·미 합동 훈련에 참여했던 칼빈슨 항모 전단은 8일 경로를 변경해 서태평양 해역으로 방향을 돌렸다.

 또, 미 태평양사령부는 지난 7일 괌 기지에 있던 고고도 무인 정찰기 글로벌호크(RQ-4) 5대를 다음 달부터 6개월 동안 일본 요코다(橫田) 기지에 전진 배치한다고 밝혔다. 글로벌호크가 요코다 기지에 배치되는 것은 처음이다.

 NBC는 이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반도에 전술 핵무기를 재배치하고, 김정은을 제거하는 옵션 등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전술 핵무기가 재배치되면 냉전 종식 이후 미국의 첫 해외 핵무기 재배치 사례가 된다.

 미국 3대 공중파 방송 NBC의 간판뉴스 앵커 레스터 홀트가 지난 3일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저녁 메인 뉴스를 진행하고, '전쟁을 몰고 다니는 기자'라는 별명이 붙은 유명 종군기자 리처드 엥겔 수석 특파원까지 오산 기지에서 마이크를 잡은 것 등도 선제 타격설에 힘을 싣는 정황으로 작용했다.

 이밖에 일본 정부가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대사를 한국에 복귀시킨 것은 유사시 일본인 구출계획 수립을 위한 것이라는 보도(일본 산케이신문), 중국이 인민해방군 15만명을 북한 접경지역에 투입했다는 대만 언론 보도 등까지 더해졌다. 

 전문가들은 통상 4월에 키리졸브(KR)연습과 독수리훈련(FE) 한미연합훈련 등이 진행돼 '전쟁설'이 빈번히 나오곤 했다고 보면서, 올해는 예측 불허의 강공파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정책의 열쇠를 쥐고 있어 통상적인 훈련 준비 과정을 놓고 마치 전쟁이 임박한 것처럼 받아들이는 것 아니냐고 보고 있다. <관계기사 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