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응, 한반도 오고있다던 美 항모 칼빈슨호 

25일에나 동해상 진입…'잘못해서?''서둘러서?'아니면 '고도의 심리전?'


 북한의 도발 위협에 맞서 한반도 해역을 향한 것으로 알려진 미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당초 미국 국방부 발표와 달리 지난 주말까지 인도네시아 해역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8일 현재 호주 북서쪽 해상에 있으며, 한반도 해역에는 다음 주에나 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국방부가 잘못 발표한 것인가, 서둘러 발표한 것인가 논란이 일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칼빈슨호의 한반도 해역 재전개는 지난 8일 미 태평양사령부 해리 해리스 사령관을 통해 처음 발표됐다. 미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 70)를 싱가포르에서 북쪽으로 이동해 서태평양으로 진입하도록 명령했다는 내용이었다. 

 태평양사령부는 이 지역의 '제1위협'에 직접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북핵 위협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는 함대를 보낼 것이다. 매우 강력한 함대"라고 말함으로써 미국의 대북 군사행동 가능성이 최대치로 증폭됐다. 폭스뉴스는 함대가 북한을 향해 진격 중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와 NYT가 이날 보도한 해군의 사진은 이런 설명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사진에 따르면 칼빈슨호는 8일 싱가포르를 출발했다. 그러나 15일에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와 자바 섬 사이의 순다해협을 지나고 있었다. 인도양에서 예정된 호주 군과의 정기훈련을 위해 실제로는 한반도와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15일은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최고조에 달했던 '태양절'이었다. 이 때도 미군 폭격기를 실은 칼빈슨호는 한반도에서 남서쪽으로 4천830㎞ 이상 떨어져 있었다는 셈이 된다. 

 국방부 관리는 18일 AFP통신에 호주 해역에 있는 칼빈슨호가 "앞으로 24시간 안에 동해를 향해 북쪽으로 항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대로라면 25일에나 동해상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칼빈슨호의 이런 진로가 오해인지, 아니면 의도적인 '혼동 작전'인지를 놓고서도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백악관은 국방부에 물어보라며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중국 푸단대학 한반도연구센터의 한 전문가는 "미국에 의한 정교한 심리전 또는 허세 작전"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