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폐기' 문재인-트럼프 '공감 속 압박'vs'포용 갈등 가능성도', 치열한 신경전 예상

강경하던 미국, 김정은과 '대화 탐색전'예의주시
겉으론 "文당선 축하" 속으론 "불협화음 걱정태산"
사드 비용 논란·방위비 협정·한미FTA 등도 뇌관

 미국 정부와 의회는 일제히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하고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대했다. 하지만 개성공단 재개나 사드 배치 등의 문제에서 미국과 대립하지 않을지 벌써부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백악관은 9일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미국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를 보낸다"며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정권 이양을 경축하는 한국인들과 함께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한미관계는 새로운 여정의 출발선에 서게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인해 한미 양국이 긴 정상외교 공백기를 거치는 동안, 미국에서는 공화당으로 8년 만에 정권교체가 있었고 한국에서도 8년여 보수세력의 집권 이후 중도진보 세력인 민주당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대북 정책에서 사실상 압박·제재 일변도였던 전임 이명박·박근혜 정부와는 그 기조가 많이 다르다는 점에서 앞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신경전이 예상된다. 

 ▶뚜렷한 온도 차 어떻게?

 북한 문제 대처 방식을 둘러싸고 노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문재인-트럼프 정부 간 온도 차를 양국이 얼마나 서로 솔직하게 털어놓고 세밀하게 조율해 나가느냐 하는 것이라는 데 대해선 이견은 없어 보인다.

 미국 일부 주류 언론과 한반도 전문가들이 문 후보의 대선 승리를 계기로 해서 '최대의 압박과 관여'라는 봉쇄 수준의 대북 옥죄기를 밀어붙이는 트럼프 정부와, 제재뿐 아니라 포용에도 비중을 두는 문재인 정부 간에 북한 문제를 놓고 '균열'을 일으킬 가능성을 거론하고 나서는 데서 한국 새 정부의 향후 행보를 경계의 눈초리로 지켜보는 미국 조야의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4일 문 후보가 당선되면 "햇볕정책을 계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제한 뒤, 박근혜 전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에 대대적 기조 변화가 예상되고, 강경노선을 이어가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음을 내기도 했다.

 ▶美·北 접촉 본격화

 이런 가운데 미국과 북한이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대화 테이블에 앉아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접촉이 당국 간 공식 대화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간 정상회담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미 양측 대화는 8일 노르웨이 오슬로 외곽에서 열렸다. 대북특사 파견설도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명의 기업인 출신 인사를 놓고 메시지에 맞는 격을 고려하며 마지막 저울질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비용 부담 및 방위비 협상,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도 향후 한미간과 긴장을 조성할 공산이 큰 대표적인 사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