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무부 '러시아 내통 의혹 스캔들' 수사 특검 결정

[이슈진단]

 뮬러 前 FBI국장 특검 공식 임명…수사결과 따라 정국 큰 파장
'특검 불가'고수 트럼프 '탄핵론'까지 나오자 불가피하게 수용


 미국 법무부가 17일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해킹' 사건 및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당국 간의 내통 의혹에 대해 특검 수사를 하기로 전격으로 결정했다.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은 이날 이 같은 방침을 확정하고 로버트 뮬러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특검으로 공식 임명했다.

 뮬러 전 국장도 이해충돌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로펌에서 물너나기로 합의했다.

 로즌스타인 부장관은 성명에서 "법무장관 대행으로서의 내 능력에 따라 특검을 임명하는 것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결정을 했다"면서 "다만 나의 이번 특검 결정은 범죄가 이뤄졌거나 어떤 기소가 보장됐다는 결과에 따른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로즌스타인 부장관이 '법무장관 대행'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트럼프 캠프 출신인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대선 기간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와 2차례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 본인 스스로 이 사건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지난 3월 초 선언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이 연루된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특검이 최종적으로 확정됨에 따라 이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특히 특검의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책임을 지는 상황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향후 사태 추이가 주목된다.

 야당인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일 수사 책임자인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을 해임하자 조직적인 '수사방해' 행위라며 특검을 통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특검은 필요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으나,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집권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 탄핵론'이 제기되는 등 여론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특검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전 국장을 해임해 수사방해 논란을 자초한 데 이어 코미 전 국장에게 수사중단 압력까지 넣었다는 이른바 '코미 메모'가 폭로돼 더욱 궁지에 몰린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