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계 학생에 "장벽 세워라!" 흑인 동급생에 "아프리카로 돌아가라!"

[생각뉴스]

 학생들 인종차별적 막말 늘어나 학교·교사 골치
 공공연히 "너, 추방될 것"등 마구잡이 혐오 발언 
'정치적 표현'포장 방패막이된 셈 설득 쉽지않아

 탄핵 위기에 몰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 기간동안 인종·남녀·종교 등 광범위한 차별적 언행으로 소수자들의 가슴을 멍들게했다. 그의 극단적 발언들은 대통령이 된 후에도 별로 달라진게 없다.

 최근 들어 '트럼프 대통령 어록'(?)에 감명받은 '트럼프 키즈'들이 미국 전역에서 점점 늘어나고 있어 사회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아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 행동을 똑같이 따라하며 이민자 친구들을 괴롭히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지난 6일 버즈피드 뉴스가 발행한 보고서를 인용, 트럼프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지난해 선거 캠페인 이후 전국적으로 학생들의 인종차별적 발언과 괴롭힘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 3학년 학생이 라틴 아메리카 출신 이민자인 여학생을 쫓아다니며 "장벽을 세워라"라고 외쳤다.

 이 같은 괴롭힘은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겠다고 공약한 내용과 관련돼있다. 그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이민자들을 마치 범죄자처럼 묘사하며 자신의 공약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장벽을 세우자"는 차별 발언은 전국에서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이 외친 주요 후보자 트럼프의 캠페인 슬로건인데 이를 아이들이 따라하는 것이다.

 교사들은 "장벽을 세우자"라고 외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상태에서'왜 그 말을 하면 안 되는지'설명하는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트럼프의 발언이 혐오 발언을 '정치적 표현'이라고 포장할 수 있는 방패막이가 된 셈이어서 설득이 쉽지 않다. 

 한 8학년 학생은 흑인 동급생에게 "트럼프가 대통령이 됐으니 너는 네가 속한 나라인 아프리카로 돌아가야만 한다"고 쏘아붙였다. 이 역시 트럼프의 반(反) 이민정책 기조를 따라한 괴롭힘이다.

 "멕시코계의 한 미국 시민권자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이후 우리 아이들은 '멕시코 추로스'같은 혐오 발언을 자주 듣기 시작했다"며 "아들이 축구 경기에서 골을 넣었을 때 다른 동급생은 '곧 추방될 것'이라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발언에 문제 제기를 했지만 혐오 발언을 한 동급생은 "단지 정치적 견해를 말한 것 뿐"이라며 사과하지 않았다. 학교 교장과 교구 신부에게 이를 알렸지만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않았다. 이들은 자녀를 공립학교로 옮길 것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