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성매매 시킨 20대 구속되자 엄마, 경찰에 감사 편지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지난 9일 광주 북부경찰서 서장실로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됐다.

편지에는 실종된 딸을 다시 찾은 어머니의 사연과 감사하는 마음이 자필로 구구절절 담겨 있었다.

딸 A(15)양은 지난해 5월 인터넷 채팅을 통해 배모(29)씨를 만났다.

배씨는 함께 여행 다니면서 살자고 A양을 꼬드겼다.

배씨의 친절함에 깜박 속은 A양은 배씨를 남자친구로 여기고 가출한 뒤, 전국을 전전하며 살았다.

그러던 중 배씨는 여행경비를 마련해야 하니 일을 해 달라고 A양에게 요구하기 시작했다.

배씨가 시킨 일은 다름 아닌 성매매였다.

A양의 어머니 B씨(39)는 그런 딸을 애타게 찾아다녔다.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고, 전국을 뒤져 그동안 3차례나 딸을 찾아 집에 데려왔다.

하지만 딸은 곧바로 다시 사라지기 일쑤였다. 배씨가 나타나 A양을 차에 태워 도망간 것이다.

배씨는 실종 청소년을 데리고 있는 행위가 처벌받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A양을 찾아 나선 경찰관을 "나중에 연락되면 협조하겠다"는 거짓말로 따돌리기도 했다.

A양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이런 식으로 20여차례나 성매매를 하며 꼬박 1년여를 이용당했다.

광주 북부경찰서 여성청소년 수사팀은 A양을 찾던 중 배씨가 성매매를 강제한 사실을 밝혀냈다.

배씨를 검거해 영리약취와 실종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에게 나쁜 짓을 시킨 범인이 수감됐다는 소식에 안심한 B씨는 임광문 광주 북부경찰서장에게 감사편지를 보냈다.

B씨는 "딸이 집을 나간 후 하루하루 지옥 속에서 살고 있었는데 경찰관들이 찾아줘 고맙다"며 "딸을 찾은 뒤에도 자주 안부 전화를 해주는 등 북부경찰서 경찰만큼 따뜻하고 사명감 투철한 분들은 못 본 듯 하다"고 편지에 적었다.

이어 "어떻게라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데 할 수 있는 것은 이렇게 편지를 쓰는 것밖에 없다"고 썼다.

경찰은 "판단 능력이 부족한 청소년인 실종 아동을 미신고 보호하면서 노동력을 착취하고 성매매를 강요·알선하는 것은 대단히 죄질이 나쁜 범죄행위"라며 "실종 아동청소년 상대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검거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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