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머리가 하얗게 셌다"고 하자 오바마 "염색해야 하나 보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고상민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3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4년여 만에 30분가량 회동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조선일보 초청으로 방한한 기회를 활용해 2013년 4월 이후 처음으로 면담한 것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 집권 2년 차인 2009년 1월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해 재임 기간 총 7차례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국제회의에서 8차례 조우하는 등 15차례 만난 바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 재임 시 서울에서 개최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와 핵안보정상회의가 양국 협조하에 훌륭하게 치러진 것을 회고하면서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녹색성장을 함께 주도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이 전 대통령 측은 밝혔다.

또 기후변화 대응, 핵안보,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세계금융위기 선제 대응 공조 등 함께 일궈낸 업적들에 대해 큰 보람을 느낀다면서, 특히 한국이 기후변화협상의 교착 상태를 타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이 이명박재단이 녹색성장과 개발협력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하자 오바마 전 대통령은 오바마재단이 미래의 젊은 지도자를 양성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며 "전직 대통령들이 뭉쳐서 잘 해보자(Ex-presidents stick together)"고 제안, 향후 두 재단이 협력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을 향해 "내 오랜 친구(My old friend!)"라며 친근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이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재임 중 일을 많이 해서 머리가 하얗게 셌나 보다"고 농담을 건네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제 염색을 해야하나 보다"라고 화답했다고 이 전 대통령 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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