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대비 '지하 벙커'인기, 북한 미사일 발사후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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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채에 350만 달러…지하 15층 럭셔리 아파트


 미국에서 최근 핵전쟁에 대비한 지하 벙커 사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비상시에 피신하는 '소형 컨테이너형'부터 수영장에 영화관까지 딸린 핵전쟁에도 끄떡는 '초호화 콘도형'까지 형태와 규모도 다양한데, 최근 북한의 위협이 빈발하면서 주문이 더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캔자스주에 있는 '서바이벌 콘도'(Survival Condo)가 대표적이다. 지난 2008년 사업가 래리 홀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지하 50m 깊이에 세워진 핵무기 저장소를 구입한 뒤 2천만 달러를 들여 콘도로 개조했다. 지하 15층으로 이 럭셔리 아파트는 매물로 나오자마자 완판될 정도로 열풍을 일으켰다. 

 주거 공간은 물론이고, 수영장, 영화관 등 편의시설과 자체 생산이 가능한 정원과 농장까지 갖추고 있다. 이 벙커는 70여명이 5년간 생존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한 채에 350만달러를 호가하지만 이미 분양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자기 집 앞마당이나 뒤뜰에 조그만 벙커를 설치하기도한다. 유명 발명가 콜린 퍼즈가 '비밀 벙커'를 만들어 공개해 화제가 됐는데, 그는 집 앞마당에 총 2개월에 걸쳐 3m 깊이의 지하를 뚫어 벙커를 완공시켰다. 그러나 이같은 소규모 벙커라도 4인 가족이 몇 달 정도 버틸 수 있게 마련하려면 5만달러 정도가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미국 벙커 제작업계에는 최근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때문이다. 한 회사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500만달러에 달했고, 올해는 3배 가까이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요가 늘면서 아예 주택을 지을 때 지하벙커를 함께 만들어 분양하는 건설업체들도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