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속도]

올 가을학기 기준 미 전국 대학생 비율'女 56% vs 男 44%'역전
대학 진학 흥미 잃고 일찌감치 취업 전선…학력 격차 더 벌어져
남녀 성비 균형 맞추기 위해 대학들 앞다퉈 남학생 유치 열올려

  미국 대학에서 남학생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 대학 내 여학생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남학생 비율이 해를 거듭할수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970년대까지 미국 대학의 남학생이 비율은 58%, 여학생 비율은 42% 정도. 하지만 올해 가을 학기 기준으로 남학생 비율은 44%에 그치고, 여학생이 56%를 차지하게 된다. 이 같은 여고남저 현상은 갈수록 심화할 것이라고 교육부는 전망했다.

 이처럼 남자 대학생이 감소하는 이유는 뭘까.

 8일 시사종합지 애틀란틱은 그 이유를 남학생이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대학 진학에 점점 흥미를 잃어가는 데서 찾았다. 남학생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을 앞둔 시점에 이르는 과정에서 어느 순간에 자신이 대학 졸업장을 따려고 시간과 돈을 투자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남학생의 '반(反) 학교, 반 교육' 정서는 유치원 시절부터 싹이 튼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남학생의  '반(反) 학교' 정서가 형성되는 매카니즘은 이렇다. 남학생은 유치원 시절부터 여학생과 비교하면 읽기 능력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런 남학생과 여학생 간 학력 격차는 9학년, 10학년 등으로 올라가면서 더욱 벌어지고, 남학생은 여학생에 밀려서 갈수록 학교 공부에 흥미를 잃어간다. 대학 진학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11학년, 12학년이 되면 남학생은 공부에 시간과 돈을 더 투자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하기에 이른다.

 미국 대학에서는 남녀 성비 균형을 맞추려고 남학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패트릭 멀로니 네이티버티 중학교 교장은 "대학 입학 담당관들이 남학생 유치를 위해 고등학교를 찾아갈 것이 아니라 중학교 또는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을 찾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남학생의 '반(反) 학교'정서가 저학년부터 형성되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국 대학에서 특히 저소득층 남학생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저소득층 남학생은 대학 진학 연령에 이르기 전에 이미 '경제적 절망'(economic despair) 상태에 빠져들어 대학 진학보다는 단순 노동직 일자리를 찾게 마련이다. 

 여기에 미국에서 남학생이 여학생에 비해 단순 노동직 일자리를 찾기가 더 쉬운 사회 환경도 한몫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