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케인'하비'가 쏟아부은 휴스턴 물폭탄, 29일 현재 1.32m 美 역사상 최대 강수량 
 
상점 폐쇄 식료품·생필품 구하지 못해 발동동…거리는 물바다

 
 텍사스주 휴스턴 일대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가 이동 속도를 늦춘 채 폭우를 집중적으로 쏟아붓고 있어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하비는 미국 본토 역사상 최고 강수량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주말께부터 하비의 직격탄을 맞은 휴스턴에는 29일 현재 미 역사상 최대 강수량인 1.32m(51.88인치)의 비가 내렸다. 이는 그동안 역대 최고였던 1978년 1.22m(48인치)를 넘어선 미 역사상 새로운 기록이다.

  휴스턴이 속한 해리스 카운티의 홍수통제국 기상학자 제프 린드너 씨는 "지난 4일간 해리스 카운티에 내린 물의 양은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15일간 떨어지는 물의 양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하비가 앞으로도 더 많은 양의 비를 뿌릴 것으로 관측돼,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국립허리케인센터는 그동안 텍사스 해안에서 떨어진 멕시코만 바다 위에 머물던 하비의 중심이 이날 밤 또는 30일 오전 육지로 상륙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센터는 "하비가 열대성 폭풍으로 모습을 바꾸고 이동 속도를 늦추면서 오는 31일까지 텍사스 해안 북부와 루이지애나 남서부에 걸쳐 추가로 15~30㎝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물이 차오르면서 수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대피소는 몰려든 사람들로 혼잡을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상점이 문을 닫아 식료품과 생필품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거리는 버려진 차들로 어수선한 모습이다.

 치안 문제가 제기되자 휴스턴 당국은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표했다. 이는 밤 10시부터 이튿날 새벽 5시까지 적용된다고 밝혔다.

 터너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많은 이들이 집에서 나와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밤에 거리를 다니는 것은 위험하다"며 "당장 오늘 밤부터 통행금지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비'재상륙에 
 사망자 35명으로

 허리케인 '하비'가 30일 오전 텍사스 주가 아닌 루이지애나 주로 장소를 바꿔 다시 상륙하면서 24명이 추가로 숨진 것으로 추산됐다. 여전히 상당한 습기를 머금은 하비는 루이지애나에서 켄터키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약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날 오후 늦게까지 비를 뿌릴 것으로 예보돼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텍사스 주 정부와 국립허리케인센터 등에 따르면 하비의 제2차 상륙으로 24명이 추가 사망하면서 사망자는 공식 확인된 통계를 포함해 모두 35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