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태어나 일본서 자란 한국계 혼혈 日 모델

[월요화제]

  산토리 맥주광고 출연 미즈하라 키코에 일본 네티즌 맹공
 "왜 일본인 모델 쓰지 않나" "사이비 일본인"등 악성 댓글 
  의연한 미즈하라 "세상 인종 편견 사라지길…강하게 살것" 


 일본에서 활동중인 모델 겸 배우 미즈하라 키코(水原希子·27·사진)가 인종차별 대상이 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7일 산토리 맥주가 트위터에 올린 맥주 광고 동영상이 발단이 됐다. 미즈하라가 모델로 출연해 철판위에서 지글지글 구워진 스테이크를 먹고 맥주를 마시는 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광고 동영상이다. 

 미국 텍사스주 댈라스에서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미즈하라는  2살때부터 일본에서 자랐다. 지난해 일본의 한 방송에 출연해 아버지가 미국인이며, 어머니가 재일한국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개성적인 외모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모델뿐 아니라 배우로도 활동했다. 한국의 인기 아이돌 그룹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과 열애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미즈하라의 광고가 트위터 계정에 오르자 해당 계정에는 "왜 일본인을 (광고모델로) 쓰지 않느냐"는 댓글이 달렸다. 과거 5월에서 7월 사이에도 이 계정에 미즈하라가 출연하는 광고를 놓고 "자이니치(재일한국인)"라는 단어를 포함한 차별적인 댓글들이 달렸다. "사이비 일본인이 광고를 하고 있다" "가짜 일본인이잖아. 맥주 맛이 없어" "맥주 안 산다" "반일 모델을 기용하는 산토리" 등이 주 내용이었다.  

  일본 기업들이 외국인 모델을 기용하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제는 이번 비난 댓글이 미즈하라가 한국계라는데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산토리 홍보담당자는 "광고의 취지와 다른 댓글들이 많이 붙게 된데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정작 미즈하라는 자신이 '혐한 테러'의 대상이 된 후로도 기죽지 않고 당당한 입장을 밝히면서 동료 연예인이나 일반인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미즈하라는 지난 15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지금 이 세상에는 다양한 싸움이 일어나고 있다"며 "어느 나라에서 태어났더라도, 어느 나라에서 자랐더라도, 어느 나라에서 살고 있더라도 모두 지구인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며 "하지만 이 세상에서 나를 이해해 줄 사람이 이렇게나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챌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하루라도 빨리 이 세상의 인종이나 성별 등에 대한 편견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며 "세상 사람이 어디에 있어도 자신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될 수 있도록 우선 내가 나 답게 앞으로도 강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겠다"고 했다. 이어 "모든 싸움이 없어지는 것을 마음 속으로 빌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