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큰손'제작자 와인스타인 성추행 파문 확산, 여배우들 고발 봇물 정치계도 비상

[이슈진단]

배우및 모델 13명 폭로…구강 성교와 성폭행등 피해
정치기금 받은 오바마, 힐러리등도 뒤늦게 강력 비난

 거물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65)의 성추문 의혹으로 할리우드가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적인 여배우 앤젤리나 졸리와 기네스 펠트로마저도 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 보도했다.

 앞서 지난 5일 NYT는 "와인스타인이 약 30년 전부터 할리우드 여배우는 물론, 부하 여직원들에게 성적으로 부적절한 언행을 해왔다"고 보도했다.

 ▶배역 조건 '상납' 요구

 10일 후속 기사에서는 와인스타인에게 피해를 당했다는 여배우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그 가운데 펠트로와 졸리 등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펠트로는 NYT 인터뷰에서 "와인스타인이 호텔 방으로 와서 마사지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졸리도  "와인스타인이 호텔 방에서 추행하려 했지만 거절했다"며 "이후로 그와 다시는 작업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조심하라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시사 잡지 뉴요커는 아시아 아르젠토, 암브라 바틸라나 구티에레스, 루시아 에반스 등 배우 및 모델 13명을 인터뷰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들은 1990년대부터 2015년 사이 "와인스타인에게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 중 3명은 구강성교 등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와인스타인의 수법은 비슷했다. 작품 홍보나 대본 등 일을 구실로 상의할 것이 있다며 호텔방으로 부른 뒤 몸을 만지거나 성관계를 강요했다. 와인스타인은 배역을 조건으로 제시하며 명백한 '상납'을 요구했다.

 2015년 3월 구티에레스가 배역을 대가로 성추행을 하려는 와인스타인을 저지하면서 따지자 와인스타인은 "나는 이런 것에 익숙하다"고 말했다. 이 내용은 구티에레스의 고발로 함정수사를 하던 뉴욕 경찰에게 모두 녹음됐다. 

 ▶친밀 민주당 당혹감

 사태가 계속 확산되자 할리우드는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특히 와인스타인과 가깝게 지내온 스타와 유명인사들은 당혹감을 표출하며 일제히 강력 비난하고 나섰다. 배우 벤 에플렉은 "오늘 아침 추가 폭로 기사를 읽고 나서 역겨움을 느낀다.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와 친하게 지낸 배우 맷 데이먼도 "전혀 알지 못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미국 정치권은 비상이다. 특히 민주당은 와인스타인으로부터 많은 기부금을 받아왔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찰스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커스틴 질러브랜드 민주당 의원 등이 웨인스타인의 주요 지원 대상이었다.

 사태가 불거지자 이들 정치인은 와인스타인을 비판하고 나섰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는 성명을 통해 "부와 지위를 막론하고 여성을 그런 식으로 비하하는 사람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트위터에 "충격에 몸서리쳐진다"며 "절대 용인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펄프 픽션'과 '시네마 천국','굿 윌 헌팅','셰익스피어 인 러브'등 흥행 영화의 제작자로 이름을 날린  와인스타인은 뉴욕타임스의 보도가 나온 뒤 자신이 세운 제작사 '와인스타인 컴퍼니'에서 해고당했다.

"마사지 해달라며 침실 유인"
기네스 펠트로, 22세때 곤욕…"남친 브래드 피트가 강력 항의"

 기네스 펠트로는 22살이던 1996년 제인 오스틴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엠마'의 주인공을 맡게 됐다. 제작자 와인스타인은 펠트로를 기용하면서 촬영에 들어가기 전 그를 자신이 묵고 있는 페니슐라비버리힐스호텔로 불렀다. 

 와인스타인은 그곳에서 펠트로의 몸에 손을 대면서 마사지를 위해 침실로 가자고 제안했다. 펠트로는 "나는 어렸고 이미 계약한 상태였고 극도로 겁에 질렸다"고 회상했다. 펠트로는 와인스타인의 제안을 거절하고 나와 있었던 일을 당시 남자친구였던 브래드 피트에게 알렸다.

 피트는 와인스타인에게 거세게 따졌고 그 후 와인스타인은 펠트로에게 이 일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펠트로는 "그가 나를 자를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화는 그대로 진행됐다. 펠트로는 2년 뒤 역시 와인스타인이 제작에 참여한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주인공을 맡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탔다.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