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카탈루냐 경제 12% 차지하는 관광 타격 조짐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스페인 카탈루냐가 분리독립 주민투표 이후 관광객 급감 현상을 겪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인 주요 23개 여행업체 대표들이 참여한 비영리단체 '엑셀투르'(EXCELTUR)의 호세 루이스 조레다 부대표는 가디언에 지난달 30일 분리독립 주민투표 이후 2주간 카탈루냐 지역 관광객 활동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 줄었다고 말했다.

또 조레다 부대표는 "이번 4분기 예약도 20%가량 급감했는데 (카탈루냐 주도인) 바르셀로나가 특히 심하다"며 "대개 4분기는 콘퍼런스, 레저, 쇼핑관광 등의 수요가 높은 시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20% 수준의 예약 감소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1억 유로(약 1조4천600억 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엑셀투르는 이런 관광 활동 감소는 카탈루냐에만 국한된 현상으로 스페인 다른 지역들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바르셀로나에 5개를 포함해 카탈루냐에서 8개 호텔을 운영하는 '멜리아 호텔 인터내셔널'의 알폰소 델 포요 부회장은 "콘퍼런스들이 연기된 탓에 객실 예약들이 취소됐다"며 "상황이 아주 걱정스럽다. 특히 외국인 고객에 의존하는 업체들이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에서 식당들을 운영하는 한 대표는 "지난 2주간 예약이 30~40% 감소했다"며 "종업원 350명을 두고 있는데 경제적 쓰나미를 맞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 한해 1천800만명의 관광객을 맞은 카탈루냐에서 관광은 지역 총생산의 약 12%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다. 관광업과 관련한 종사자만 40만 명에 달한다.

카탈루냐의 관광 둔화는 결국 스페인 전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 초 스페인 중앙정부는 내년 스페인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분리독립 주민투표 이후 계속된 중앙정부와 자치정부 간 갈등은 악화 일로를 보인다.

중앙정부는 카탈루냐가 독립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헌법 조항에 따라 자치권을 몰수하겠다고 압박했다. 반면 카탈루냐는 스페인이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공식적으로 독립을 선포하겠다고 초강경 대응하고 있다.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