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등 미국 유학생 트럼프 反이민 불똥…점점 더 좁아지는 취업 문 '아메리칸 드림'옛말

[뉴스인뉴스]

 강화된 이민 정책·이민 개혁 불투명 불안 가중
"막대한 유학비 쓰고 빈 손 귀국할라" 걱정 태산


 좁은 취업문으로 졸업을 앞두거나 졸업장을 손에 쥐고 분주히 취업문을 두드리는 구직자들의 시련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아메리칸 드림'을 쫓아 태평양을 건넌 한인 유학생들의 걱정은 더 태산이다. 미국인 구직자들에 비해 취업문이 더 좁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민 개혁을 통해 이민자를 줄이고 미국인의 일자리를 지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으로 외국인에게 취업문은 최근 부쩍 엄격해졌다. 

 비상이 걸린 한인 유학생들의 좁은 취업문은 실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남가주에 소재한 한 중소 대학교에서 마케팅리서치 석사과정을 수료한 정모씨는 "미국 회사에 여러 번 지원했는데 외국인이라서 그런지 취업비자(H-1B) 관련 문제로 실패를 많이 했다"며 "100군데 지원하면 인터뷰를 하러 오라는 회사는 2, 3곳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정씨에 따르면 같은 과를 졸업한 미국인 친구들 대부분은 일자리를 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취업에 성공한 유학생들을 주변에서 찾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동부의 아이비리그 명문대 유학생들도 마음을 놓지 못하긴 마찬가지다. 외국인 학생들은 최근 강화된 이민정책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의 이민개혁에 이구동성으로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동부지역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한 한인 유학생은 "한 학기 등록금 1만달러 가량에 의료보험비 1000달러, 4명의 친구와 함께 쓰는 아파트 월세 700달러, 식비와 생활비 등 만만치않은 유학비를 한국으로부터 지원받고 있는데, 큰 돈을 쓰고도 졸업 후 미국 기업에 취업하지 못할까 봐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면서 "특히 최근에 이민정책이 곧 크게 바뀐다는 해서 더 불안하다"고 전했다.

 대학 측에서도 미국의 여행금지 조치와 반(反)이민 개혁, 좁아진 유학생 취업문 등이 유학생 모집과 입학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하며 이민정책을 예의주의하고 있다. 

 예일대 국제학생처 관계자는 "외국인 유학생 모집에 현재까진 별다른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면서도 "트럼프 정부 들어 나오고 있는 이민정책이 어떤 영향을 줄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규모가 작은 중소 대학의 불안감은 더 크다. 학교가 성장하려면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중요하지만, 트럼프의 이민개혁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지원자 수가 최근 눈에 띄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한 중소 규모 대학의 입학관리 담당자는 "학생들의 입학과 체류를 어렵게 하는 정책은 분명히 걱정스러운 문제다"며 "외국인 학생들의 불안감이 매우 크기 때문에 상담 등을 통해 현재 큰 변화가 없다는 걸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