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뉴·스]

일반 시민들과 똑같이 배심원 출석 명령 따른 오바마
누구에게나 동등한 의무 이행, '미국을 움직이는 힘'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한인들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중 하나는 바로 '배심원 출두'다. 미국은 일반시민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피의자 기소 여부를 결정하고 유·무죄를 판단하는 사법제도를 갖고 있다. 법원은 18세 이상 시민권자로 범죄 경력이 없는 시민들을 무작위로 배심원 출석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 같은 배심원 출두가 미국 시민의 대표적인 권리이자 의무라는 사실을 모르는바는 아니지만 일단 법원으로부터 우편으로'빨간색'소환장 봉투를 받게되면 열이면 열 모두 스트레스다. 길어지면 10여일간 계속 출두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그렇지만 유창하지 않은 영어 때문에라도 이 빨간색 봉투는 '제발 안받았으면' 하는 것이 한인 시민권자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더욱 속상한 것은 한번 받으면 어떻게 빠져나갈 도리가 없는 것이 바로 이 배심원 출두 소환장이다.

그런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시카고에서 일반 시민들과 함께 배심원 소집 통보에 응하는 모습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8일 언론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시카고 도심 리처드 데일리 센터(시청사)에 소재한 쿡 카운티 순회법원에 출석했다. 오전 10시께 데일리 센터에 도착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경호원들의 경호를 받으며 대기실의 시민들과 악수를 하며 인사한 후 출석부에 서명했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배심원단 의무를 설명하는 약 20분 분량의 교육용 비디오도 시청했다. 결국 오바마는 최종 배심원에 채택되지 않아 재판 참여 없이 소집 해제됐다. 운이 좋았던 셈이다.

다른 일반 시민들과 함께 배심원 소집에 응한 오바마의 모습. 전직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예외없이'불응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라는 사실에 왠지 뿌듯함을 느끼면서…잠시지만 머릿속에 잠재돼있는 '배심원 출두'스트레스도 시원하게 날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