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요미우리 조명…"쿨해서" 한류패션 선택…도쿄 한류거리 부활조짐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신문 중 판매부수가 가장 많은 요미우리신문이 14일 일본에서 부는 한국 패션과 화장품 열풍을 조명했다. 일본에 부는 '세번째 한류 열풍'이라는 소개도 곁들였다.

이 신문은 도쿄(東京) 하라주쿠(原宿), 시부야(澁谷) 등 패션 중심가 풍경을 전하며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류 패션·화장품 붐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작년 한국 화장품의 일본 수입액이 174억엔(약 1천712억원)으로 전년보다 30% 이상 늘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도쿄 하라주쿠 다케시타(竹下)거리에 작년 문을 연 한국 화장품 판매점 에뛰드 하우스에 젊은 여성들이 끊임없이 방문하고 있다며 "일본의 화장품에는 없는 선명한 색깔이어서 SNS에 사진을 올려도 예쁘게 보인다"는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의 한국 화장품 사랑을 전했다.

또다른 번화가인 시부야의 쇼핑몰 '시부야109'의 경우 작년 겨울부터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이미지 모델로 한국 인기 아이돌 그룹을 기용하고 있다. 올해 크리스마스 광고 캠페인의 모델은 남자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다.

요미우리는 이같은 화장품·패션 열풍을 드라마, K팝에 이은 '세번째 한류 열풍'으로 소개했다.

2003년 NHK에서 '겨울 소나타'가 방송되며 불었던 드라마 붐이 첫번째, 2010년 소녀시대, 빅뱅 등 한국 아이돌 그룹들의 일본 진출이 계기가 된 K팝의 인기가 두번째 한류라면, 화장품과 패션으로 지금 젊은층 사이에서 불고 있는 붐이 세번째 한류라는 것이다.

실제로 젊은 소비자의 행동을 조사하는 '프릴 랩'이 6월 진행한 설문에서는 10대 여성의 절반 가량이 패션과 관련해 참고하고 있는 나라를 '한국'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요미우리는 이 세번째 한류 열풍이 기존과 달리 대상이 되는 세대가 10~20대로 젊고 전파 방법이 SNS라는 점에 주목했다.

칼럼니스트 도도로키 씨는 요미우리에 "유튜브 같은 동영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한국 현지의 모습이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곧바로 전달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른세대에서는 한일 간 정치문제 등의 관계 악화가 신경 쓰이는 사람이 많겠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그런 경향이 없다"며 "'한국이기 때문에'라는 식의 감정은 옅고 단지 '쿨(cool)한 문화로 (한국의 패션과 화장품이) 정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부야109 관계자는 "일본에 처음 소개된 한국 브랜드 20개 정도의 매장이 있는데, 이미 젊은이들은 SNS를 통해 어떤 브랜드인지 알고 있다"며 "(한국 브랜드들은) 화려한 색과 저렴한 가격 등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요미우리는 제3의 한류 열풍으로 인해 도쿄의 한류 거리인 신오쿠보(新大久保)를 찾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신오쿠보 한류상점가에서는 한류열풍이 잠잠해지고 한일 관계가 악화되자 한동안 영업난을 호소하는 상인들의 목소리가 컸다.

요미우리는 신오쿠보에서는 한국 음식 치즈 닭갈비를 먹기 위해 평일 저녁에도 90분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긴 줄이 늘어서고 있다며 화장도, 패션도, 음식도, SNS 선진국인 한국으로부터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퍼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