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영국 왕실, 왕위 계승 서열 5위 해리 왕자, 3살 연상 美 여배우와 내년 웨딩마치

[해외화제]

버킹엄궁, "매건 마크리와 이달초 약혼-내년봄 결혼"공식발표
지난해 5월 첫 만남, 상상초월 인신 공격 불구 16개월동안 밀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부부, 결혼 공식 발표 기뻐하며 행복 기원


영국 해리 왕자(33)와 할리우드 여배우 매건 마크리(36)가 27일 약혼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영국 왕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해리 왕자는 이달 초 런던에서 마크리와 약혼했다"며 "결혼식은 내년 봄 치를 예정이며 이후 두 사람은 런던 켄싱턴궁에 살림을 차릴 것"이라고 밝혔다.

두사람은 지난해 5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상이군인 행사 '인빅터스'에서 처음 만났다. '인빅터스'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했던 해리 왕자가 상이군인을 돕기 위해 창설한 연례 행사다. 당시 드라마 촬영차 토론토에 머물고 있던 마크리가 이 행사에 참석하면서 만남이 성사됐다. 이후 마크리는 런던을 오가며 해리 왕자와 교제해왔다.

교제 초기 비밀에 부쳐졌던 이들의 관계는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대중에 공개됐다.

두 사람은 교제 사실을 대중에 알리면서 상상을 초월하는 언론의 관심을 감당해야 했다. 특히 한 차례 이혼한 적이 있는 데다 어머니가 아프리카계인 마크리에게 '이혼녀'라거나 '흑인 피가 섞인 혼혈'이라는 일부 대중의 인신공격이 집중됐다. 해리 왕자가 지난해 직접 나서서 영국 언론을 향해 "여성혐오적 공격과 인종차별을 중단해달라"고 호소까지 했을 정도였다.

찰스 왕세자와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둘째 아들로 아버지 찰스 황태자, 형인 윌리엄 왕세손, 2명의 조카에 이어 영국 왕위 계승 서열 5위인 해리는 2005년부터 10년간 공군에 복무하며 아프가니스탄에 두 차례 파병되기도 했다. 어머니의 죽음 뒤 반항적 행동을 보이기도 했으나 군 복무에 이어 장애를 입은 참전 병사들을 지원하는 활동 등으로 영국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12살 때 어머니의 죽음을 겪은 뒤 심리적 고통을 극복해온 경험을 솔직히 털어놓고 심리적 고통을 겪는 이들을 돕는 활동도 해왔다.

반면에 2002년 미국 TV 드라마로 데뷔한 마크리는 미국 법정드라마 '슈츠(Suits)'로 명성을 얻은 배우다. 2011년 영화감독 트레버 엥겔슨과 결혼했다가 3년 뒤 이혼했다.

지난 9월 인터뷰에서 해리 왕자와의 관계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녀는 유엔 성평등 캠페인, 여성 교육 캠페인 등에도 적극 참여해왔다.

마크리가 가톨릭 신자로 알려진 가운데 애초 영국 왕위계승 규정은 가톨릭 신자와 결혼하는 이의 왕위계승 권한을 박탈했지만 2015년 규정이 개정되면서 해리 왕자의 왕위계승 권한은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한편 AP통신 등 외국 언론은 흑인과 백인의 혼혈이고, 한차례 이혼했던 마크리가 해리 왕자와 결혼하는 것은 영국 왕실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버킹엄궁은 성명을 내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부부가 커플의 결혼 발표에 기뻐하면서 행복을 기원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