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매달 1일 점심시간 직전 경보 울려
30년만에 주민·관광객 약 15분간 대피 훈련
北미사일 20분내 도달…사상자 13만명 이상

하와이가 12월부터 매달 1일(휴일일 경우 첫 근무일) 점심시간 직전 주 전역에 사이렌을 울리고 북한의 핵 공격에 대비하는 주민 대피 훈련을 시작한다. 미국에서 핵 공격 대피 훈련을 시작하는 건 구 소련이 무너진 1990년대 이후 처음이다.

미국 언론들은 "하와이 주정부 비상관리국(HEMA)이 냉전 시대 이후 약 30년 만에 다시 하는 핵 공습 대비 훈련의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번 미야기 하와이주 비상관리국장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동영상에서 "실내로 대피하고, 실내에 머물고, 라디오를 계속 들으라"는 핵심 훈련 참여 요령을 설명했다. 인터넷 등이 끊길 것을 대비해 라디오를 준비하고, 통조림·병에 든 물 등 비상 식량을 비치해야 한다는 행동 지침도 소개했다.

비상관리국은 핵미사일 공격 때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을 15분으로 보고 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 미사일이 하와이에 도달하는 데 약 20분 걸리는데, 미 태평양 사령부가 미사일을 탐지해 이 사실을 각 기관에 전파하는 데 5분 정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비상관리국은 "12~13분 안에 주민들이 모두 대피하는 게 목표"라며 "매달 훈련을 반복하면서 대피 시간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피 훈련 대상자는 140만 전체 주민과 하와이를 찾은 외국 관광객 등 예외가 없으며, 훈련 시간은 15분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

호놀룰루 스타 애드버타이저는 "150킬로톤(kt)급 핵폭탄이 1000피트(약 305m) 상공에서 터지면 반경 8마일(약 13㎞)에 있는 주민들이 직접 영향을 받고, 사망자 1만8000명 이상과 부상자 12만명이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야기 국장은 WP에 "북한이 실제 핵 공격에 나선다면 하와이보다 한국과 일본을 먼저 겨냥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