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나경원 이어 이주영 "독불장군, 미래없어" 홍준표 맹폭
"나도 친위대 만들 것" 반발 불구 당내 혼란…세력들 불만 폭발
원내대표 경선 시선집중, 김성태 패할 경우 홍준표식 개혁 제동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63)가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서 복당파인 김성태 의원을 사실상 공개 지지하자, 이를 촉발점으로 그간 쌓여왔던 당내 불만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온 것이다. 저조한 당 지지율, 야권 내 고립 등 외부 환경도 좋지 않다. '대안 부재론'에 힘입어 당 주도권을 넓혀왔던 홍 대표 체제가 출항 5개월 만에 시험대에 오른 양상이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홍 대표에 대한 당내 반발은 극점으로 치닫고 있다. 이주영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에 "독불장군에게는 미래가 없다"며 홍 대표의 '페이스북 정치''막말''원내대표 선거 지원' 등을 비판했다. 친박계 한선교 의원은 전날 "홍 대표의 사당화를 막겠다"며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고, 나경원 의원도 페이스북에 "원내대표 선거 초반부터 홍 대표는 겁박과 막말로 줄세우기에 여념이 없다"고 적었다.

홍 대표가 갈등의 중심에 서면서 당이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홍 대표는 이날 당대표·최고위원·3선의원 연석회의에서 "나도 친위대를 만들겠다""내년 지방선거 전에 절대 물러나지 않겠다"등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홍 대표 측근인 이종혁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대통령을 지켜야 할 때 납작 엎드려 바퀴벌레 같은 짓을 하는 자들이 있어 바퀴벌레 같다고 하고, 우파 정당을 망하게 만든 암적 존재가 있어 암 덩어리라고 하고 도저히 생살로 돋아날 희망이 보이지 않아 고름이라 지적하는 당 대표의 정치적 수사를 막말이라 대드는 분들이 있다"고 거들었다.

홍 대표가 임명한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한선교 의원과 갈등 끝에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다.

당 상황을 두고, 홍 대표의 당 장악 과정에서 소외 세력들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홍 대표는 측근들을 요직에 배치했고, 내년 지방선거 전 일부 지자체장들의 물갈이를 공언했다. 당 관계자는 "홍 대표의 거친 언사와 측근 중심의 당직 인사 등 여러 불만이 쌓이다가 임계점을 넘은 것"이라며 "원내대표까지 다 해 먹으려고 하느냐는 불만이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홍 대표가 '바퀴벌레''고름' 등 막말로만 기억될 뿐 야권 대표주자로서 무게감이나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다. 당내에선 "홍 대표 체제로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느냐"는 말이 나온다.

야권 관계자는 "홍 대표가 과거 한나라당 대표 시절 공포정치를 하다가 디도스 사태를 기점으로 불만이 폭발해 대표에서 쫓겨났을 때랑 상황이 비슷하다"며 "차기 대표로 누가 좋을지를 얘기하는 의원들이 이미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의 향후는 원내대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친홍 대 반홍'의 구도가 명확해진 만큼 홍 대표 재신임 선거 의미는 더 커졌다. 김성태 의원이 당선된다면 홍 대표는 한고비를 넘겠지만, 패한다면 홍준표식 개혁은 브레이크가 걸릴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