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아인에게 '경조증' 진단을 내린 김현철 정신과 의사가 돌연 사과 글을 올린 뒤 유아인 관련 게시글을 모두 삭제했다.

김현철 전문의는 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유아인에게 "취지 여하를 막론하고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습니다. 너무도 송구하며 모든 책임을 지겠습니다"라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앞서 그는 유아인의 SNS 활동을 두고 '경조증' 진단을 내려 논란을 일으켰다. 본인의 동의도 없이 진단을 했을 뿐만 아니라 소견을 SNS에 공개했기 때문이다.

경조증 발언 이후 유아인이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논란이 더욱 가속화될 때에도 그는 의사로서 유아인을 방치할 수 없다며 초지일관의 자세를 고수해왔다.

이에 유아인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집단이 사상검열을 통해 개인과 반대 세력을 탄압하고, 심도깊은 접근으로 인간의 정신세계에 접근해야 할 정신과 의사들이 부정한 목적으로 인간 정신을 검열하며 반대세력을 강제수용하고 숙청하며 인권을 유린한 오만과 광기의 폐단이 근현대사에서 어떠한 폭력으로 펼쳐졌고 오늘날 우리는 그러한 일들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잘 살펴보시고 시대정신을 상기하시길 바랍니다. '정신' 차리세요. 이 헛똑똑이 양반님들아"라고 반응했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 봉직의협회 또한 김 전문의의 발언에 유감을 표했다.

봉직의협회는 같은 날 공식입장을 통해 "한 정신건강의학 전문의가 유명 배우에 대한 개인적인 소견을 본인의 SNS에 공개적으로 올렸다"며 "개인의 의견일 수는 있으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정신과 진료의 특성상 개인을 진료실에서 면밀히 관찰하고 충분히 면담하지 아니하고는 정신과적 진단을 함부로 내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는 절대 본인에게 직접 진료 받지 아니한 개인에 대한 주관적인 생각을 정신의학적인 판단을 담아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이는 정신과전문의의 기본적인 윤리이며 원칙이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의사의 본분은 질병의 치료는 물론, 사람의 건강과 안녕을 지키고, 궁극적으로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것"이라며 "상기 전문의의 행동에 대해 학회의 윤리규정에 따라 조치해줄 것을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공식입장이 발표된 직후 김 전문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매스미디어 시대에 유명인의 정서적 위험징후는 적절한 소신표현이 왜곡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당사자의 생존권 및 베르테르 효과까지 우려되기에 저 한 몸 희생하고 조언을 드린 것"이라며 "봉직의협회와 제 입장은 무관함을 밝혀드린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김 전문의는 "면허를 가진 정신과 의사로서 의무를 다한 것"이라며 "아니면 아닌 대로, 맞으면 맞는 대로 저는 천문한적인 금액으로 고소당할 수 있다. 그래도 올린다. 정신가 의사의 0순위는 기도확보도, 자발호흡도, 혈액공급도 아닌 ‘보호’이기 때문이다"라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하루만에 자신의 SNS에 올린 유아인 관련 트윗을 모두 삭제하고, 본인에게 사과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처럼 갑자기 180도 태도를 돌변한 김 전문의의 태도에 네티즌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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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김현철 전문의 홈페이지, 김현철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