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입시험 SAT 만점 '수재'유학생, 국방의무 위해 입대

[월요화제]

올해 마지막 해병대 신병수료식 마친 '홍찬의 해병'
하버드 전액 장학금 컴퓨터 공학도, 대체 복무 마다
"첫번째 도전 하버드 목표 달성, 두번째는 해병 제대"

지난 11월 30일 경북 포항 소재 해병대 교육훈련단에서 열린 2017년 마지막 해병대 신병수료식에서 미국의 명문 대학 하버드대 컴퓨터공학도가 해병대원으로 탄생해 관심을 끌고 있다.

홍찬의 이병(21·병1227기)은 미국의 대학 입학 자격시험인 SAT(Scholastic Aptitude Test)에서 2400점 만점을 받은 '수재'(秀才)다. 2015년 하버드대 컴퓨터 공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2학년 재학 중이던 지난 8월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귀국해 면접 선발을 통해 10월 16일 해병대에 입대했다.

홍 이병은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08년 홀로 유학길에 올라 캐나다와 미국에서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어학병에 지원하거나 하버드대 졸업 후 컴퓨터 공학 기술을 활용해 산업체 대체 복무가 가능했지만, 그는 고된 훈련으로 힘들다는 해병대를 선택했다.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전 당시 캐나다에서 유학하던 홍 이병은 대한민국은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에 나라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군 복무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불붙은 K-9 자주포에서 목숨을 걸고 당당하게 반격을 하던 해병대원의 모습을 보고 나라를 위해 그들처럼 싸우겠다는 마음을 키우며 해병대 입대를 꿈꿔왔다.

하지만 홍 이병의 해병대 입대는 순탄치 않았다. 부모님 반대에 부딪힌 것이다. 홍 이병의 부모님은 '해병대는 위험한 훈련을 주로 하는 특수부대'라는 생각에 다른 한국인 하버드대생과 같이 어학병 또는 대체복무를 하는 것을 원했다.

그러나 홍 이병은 반대에 굴하지 않고 해병대 자료를 정리하며 해병대 입대는 위험한 것이 아니며, 본인을 더욱 강하게 성장시켜 줄 기회라고 긴 시간 설득한 끝에 부모님 동의를 받아냈다.

홍 이병은 대학 입학 후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에도 최선을 다했다. 또한 해병대 입대를 위해 수개월 전부터 달리기, 팔굽혀펴기 등 체력 단련을 꾸준히 해 체중을 감량하는 등 면접을 통과하기 위해 준비했다.

해병대 신병수료식을 마치고 해병이 된 홍 이병은 "꿈을 향한 첫 번째 도전 목표였던 하버드 입학에 이어 두 번째 도전을 해병대에서 시작한다"면서 "나에게 해병대의 가치는 하버드 그 이상"이라고 입대 소감을 밝혔다. 또 "연평도 포격전 영웅처럼 국가를 지키기 위해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해병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홍 이병은 수료식 이후 4주간의 병과별 교육을 받은 후 김포에 위치한 해병대 제2사단에서 자신의 주특기를 살려 정보통신병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